그날 밤, 두 사람은 재근의 호텔 앞에 섰다.
3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그 의미는 완전히 달랐다.
수민은 먼저 재근의 손을 잡았다.
"이번엔 네가 먼저 물어봐."
재근은 수민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물었다.
"오늘... 괜찮아?"
수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은 더 이상 수수께끼가 아니었다.
확신과 열정으로 가득했다.
호텔 방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은 서로를 확인하듯 격렬하게 끌어안았다.
긴 시간 억눌렀던 갈망이 폭발했다.
수민의 손끝은 재근의 셔츠 단추를 서두르며 풀었고, 재근의 입술은 수민의 목선을 따라 내려갔다.
한때 서로를 탐하고 밀어내던 그 본능이, 이번엔 서로를 더 깊이 끌어당겼다.
"사랑해."
재근의 고백에 수민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말하지 않았잖아."
재근은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며 속삭였다.
"이제는 말할게. 매일, 네가 지칠 때까지."
침대 위에서 얽힌 그들의 몸은 과거의 재현이 아닌, 미래를 향한 약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