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여행의 시동이 걸리기 전
딸과 떠난 14박 17일 동유럽여행 중 (크로아티아)
여행은 언제 떠날지,
그리고 어떻게 떠날지를 결정하는 순간 시작된다.
우리는 극성수기를 살짝 비켜난 5월 19일,
여름의 냄새가 막 피어오르는 발칸반도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 땅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자동차’라는 가장 자유로운 동반자를 선택했다.
목표는 분명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낭만적인 야경에서 여정을 열고,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서 시동을 걸어,
아드리아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달리며
이 나라의 모든 매력을 담아내는 것.
그리고 슬로베니아의 숨겨진 호수를 지나
다시 부다페스트로 돌아오는 것.
지도 위에서는 단순한 원형의 경로였지만,
그 원 안에는 우리의 시간과 감정,
그리고 선택이 켜켜이 쌓여갈 예정이었다.
한 나라를 깊이 탐험하고 싶을 때,
크로아티아만큼 자동차와 잘 어울리는 곳은 없었다.
기차의 시간표도, 버스의 루트도 아닌
나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던 그 자유가
이 여행의 가장 큰 선물이 되었다.
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 아드리아 해안 도로
굽이치는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코발트빛 바다.
절벽 위의 길을 달리다 보면
창문 너머로 바다가 끝없이 따라왔다.
긴 이동조차 하나의 장면처럼, 영화처럼 흘러갔다.
2. 완벽한 거점의 리듬
내륙의 자그레브에서 출발해
플리트비체의 초록 물결,
스플리트의 고대와 일상,
그리고 두브로브니크의 성벽까지.
각 도시의 간격은 하루의 여정으로 충분했고,
길 위의 피로마저 풍경이 덮어 주었다.
3. 자유로운 자연 접근성
대중교통으로 닿기 어려운 국립공원의 숙소,
해안 마을의 숨은 식당과 조용한 전망대까지.
차가 있었기에 우리의 지도가 끝없이 확장되었다.
이 시기를 택한 건 행운이었다.
해수욕을 즐기기엔 조금 이른 온도였지만,
그만큼 인파 없이
아름다운 크로아티아 해변을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다.
플리트비체의 초록빛은 깊고 짙었으며,
폭포수는 힘차게 흘렀다.
줄을 설 필요도, 서두를 이유도 없었다.
5월의 크로아티아는
북적이는 관광객들로부터 아껴두었던
가장 순수한 얼굴로 우리를 맞이하던 시간이었다.
자그레브에서 시동을 걸어,
아드리아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달렸던 크로아티아의 날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을 받았던 그 시간.
예상치 못한 작은 마을의 카페에 멈춰 커피를 마시고,
가장 아름다운 해변 앞에 차를 세워 바다를 바라보던 순간.
그 모든 장면이 ‘완벽한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알게 되었다.
왜 크로아티아가 발칸의 보석이라 불리는지,
그리고 왜 이 나라가
진정한 자유 여행자에게 바치는 선물인지.
다음에 다시 이 땅을 찾는다면,
여전히 우리의 시동은
자유를 향해 걸릴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렌터카를 인수한 첫 순간부터,
크로아티아 내륙을 가로지르는 첫 드라이브의 설렘,
그리고 라스토케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여행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방법을 함께 나눕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