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리포트] 레베카라셈

4년 전 눈물의 퇴단, 레베카 라셈의 완전한 귀환

by 라온리

“레베카 라셈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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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없는 흥국생명, 새로운 리더가 팀을 움직였다




인천삼산월드체육관공기가 달라졌다.
익숙한 보랏빛 물결 속에서도 어딘가 비어 있던 자리, 그곳엔 새로운 이름이 있었다. 레베카 라셈.
4년 전 IBK 유니폼을 입고 한국 배구의 문을 두드렸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그녀가 이번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돌아왔다.
개막전의 주인공은 단연 레베카였다.


“공 하나가 떨어질 때마다, 그녀의 표정은 달라졌다.”

김연경이 떠난 뒤 흥국생명은 모든 것이 새로웠다.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의 첫 공식 경기, 그리고 코트 위 중심을 잡아야 하는 낯선 책임감.
그 중심에서 레베카는 묵묵히 공을 받아냈다.
1세트 10득점, 4세트까지 총 28득점.
단순한 숫자를 넘어, 팀의 리듬을 이끌고 분위기를 바꾼 존재였다.

그녀의 스파이크는 단순히 강한 게 아니었다.
리시브가 흔들리는 순간마다 볼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고, 결정적인 순간엔 묘하게 ‘침착한 폭발력’을 보여줬다.
요시하라 감독이 경기 후 “팀 전체의 밸런스가 좋았다”고 말한 이유는, 그 밸런스의 중심이 레베카였기 때문이다.


“세터가 바뀌어도, 리듬은 흔들리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주전 세터 이고은의 부상으로 인해 프로 3년 차 서채현이 선발로 나섰다.
젊은 세터에게는 첫 개막전, 그리고 가장 큰 시험이었다.
하지만 서채현은 놀라울 만큼 안정적이었다.
정확한 볼 배분으로 레베카와의 호흡을 맞췄고, 중반 이후 교체로 들어온 김다솔은 공격 템포를 한층 섬세하게 조율했다.
두 세터의 교체 리듬 속에서도 레베카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공격 성공률은 36.36%.
정관장의 36.55%와 거의 같았지만, 차이는 수비에서 극명했다.
흥국생명은 리시브 효율 41.1%, 정관장은 절반 수준인 20%.
정확한 첫 볼이 곧 세터의 리듬을 만들었고, 세터의 리듬이 레베카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정관장의 숙제는 여전히 리시브”

반면 정관장은 외국인 선수 자네테(26득점)를 중심으로 활약했지만, 불안한 리시브 라인이 공격 전개를 무너뜨렸다.

주전 세터 염혜선의 부상 공백 속에 신예 최서현이 경기를 이끌었지만, 흔들리는 첫 패스가 모든 흐름을 끊었다.
리시브가 불안하면 세터는 단조로운 패턴에 갇히고, 결국 공격 효율이 떨어진다.
이날의 패인은 명확했다 — 리시브 안정이 다음 경기의 관건이다.


흥국생명 "포스트 김연경의 자리를 잇는 방식”

이날 흥국생명의 승리는 단순한 한 경기의 결과가 아니었다.
‘김연경 없는 팀’이라는 불안과 ‘요시하라 감독 체제’라는 기대가 교차한 첫 무대.
그 중심에서 레베카는 팀의 무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녀는 김연경을 대체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시대의 첫 장을 열었다.
공 하나, 표정 하나, 스파이크 한 번 한 번이 ‘리더의 언어’로 바뀌어가던 순간.
흥국생명은 그렇게 새로운 중심을 얻었다.


비록 6개월 대장정 속에 한 경기를 소화한 상태지만 흥국생명 라셈이 할머니의 나라에서 얼마나 멋진 활약을 펼쳐 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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