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휴먼드라마란 바로 이런 것
<오베라는 남자>_프레드릭 배크만
힐링휴먼드라마란 바로 이런 것.
<오베라는 남자>_프레드릭 배크만
"죽음이란 이상한 것이다. 사람들은 마치 죽음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양 인생을 살아가지만, 죽음은 종종 삶을 유지하는 커다란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다." p.436
픽사 애니메이션 <업>의 칼 할아버지의 쪼꼼 더 까칠한 버전? 그게 이 작품의 주인공 오베다. '인간이 말로 떠드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존재였던 세대에서 온' 그에게서 받을 수 있는 첫인상은 일상이 불만이고 매사에 불평하며 기분대로 질러내는 것 같은 꼰대 할아버지다. 그러나 결코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친해지면 안 될 것 같은 그가 매일 자살시도를 하며 또 어떠한 연유들로 그것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의 숨겨진 사연이 궁금해질 것이다. 그는 왜 죽으려 하는가?
작가는 간결하고 쉬운 문장들로 오베라는 남자의 보이지 않은 이면을 소개하며 인생의 단순하고도 사소한 진리를 말한다. 마치 블로그의 일상글을 읽는 것처럼 가벼운 분위기로 꼰대할배 오베를 경계했던 독자들의 마음을 몽글몽글 말랑말랑하게 하다가 결국엔 치명적인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드는 스킬은 고급 그 이상의 수준이다.
그 밖에도 이란계로 설정된 이웃 임산부 파르바네, 과체중의 동네 청년 지미, 커밍아웃으로 아버지와 갈등 중인 미르사드, 치매를 앓는 루네 등 여러 동네주민 캐릭터들을 통해 난민이나 성적지향, 세대와 성별 간의 다양한 갈등을 포용한다. 힐링휴먼드라마의 미덕을 빠짐없이 갖춘 안정적이고도 모범적인 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