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우리는 기분 좋을 걸 행복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욕망의 다른 이름이에요. 결혼하면 행복할 것 같았는데 결혼 때문에 괴롭고 내 집만 마련하면 무슨 걱정이 있겠냐 해도 내 집이 생기면 더 큰 욕망이 생기지요. 기분 좋은 일을 쫓아갔는데 즐거움은 온데간데없고 괴로움만 남아있습니다. 즐거움과 괴로움은 욕망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왔기 때문이에요. 욕망이 충족되면 기분이 좋고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괴롭고, 이런 고락이 되풀이되는 한 완전한 행복에는 이를 수가 없어요. 그럼 욕망에 안 따라가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욕망의 노예로 사는 것도 괴롭지만 안 따라가겠다고 버티는 것도 사실은 욕망에 휘둘리고 있는 거예요. 따라 가느냐 이를 악물고 버티느냐, 이 양 극단은 행복의 길이 아닙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은 ‘알아차림’ 입니다. 내가 ‘욕망을 쫓고 있구나!’를 알아차리면 욕망을 쫓느냐 참느냐 긴장할 필요 없이 자유로워져요. 이것이 부처님이 발견한 제3의 길, ‘중도’입니다.
-법륜스님 행복편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