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코인이 3개가 아니면 어때?
전혀 그렇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사실 욕심이 많다.
슈퍼마리오 게임을 할 때는 스타코인 3개를 다 모아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고, 발표 자료를 만들 때는 ppt 한 장을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다음 장을 제작한다. 완벽한 결과를 위해 완벽한 과정을 추구한다. 결과만큼이나 과정에서의 완벽함을 추구해서, 마치 인테리어를 완성하면서 한 층 한 층 건물을 올리고 있는 것과 같다. 어차피 먼지가 쌓여 다시 가구를 옮기면서 청소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로 글 하나를 발행하기까지 한 단어 한 문장을 수십 번 고쳐 쓴다. 그런데 그렇게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설명이 길어지고 내용이 무거워져서 결국 무엇을 위해 쓴 글이었는지 길을 잃는다. 결과가 정해져 있는 작업이기에 시간과 정성을 쏟다 보면 결국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겠지만, 지쳐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천장도 없이 먼지 잔뜩 쌓인 가구만 있을 뿐 사람은 살 수 없는 집이 된다. 과정에 집착하니 과정도 결과도 엉망이 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제공받은 솔루션은 1) 가능한 짧은 글을 2) 퇴고 과정 없이 써보라는 것이었다. 나한테 그게 가능할까 싶으면서도 옳은 방법인 줄 알기에 이 악물고 습관을 벗어나려고 애를 써본다.
원하는 목표는 간단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렇지만 읽고 돌아서면 생각나는 그런 내용을 담고 싶다. 목표 달성을 하는 데 있어서,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가 아니라 과정까지 완벽하려고 하는 욕심 때문에 이루지 못한다면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다. 과정의 완벽함을 줄이고 결과에 욕심을 더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타코인이 3개가 아니면 어떻고, 슬라이드에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면 어떤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오히려 빈틈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더 위안이 될 수 있다. 부족한 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를 달성했으니, 얼마나 완벽하게 해낸 걸까라고 생각하면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