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가 깨어나길

언제까지 누군가를 신고하여 보상금 타며 살것인가.


꿈속에서 나는 범죄의 현장을 목격했다. 튜닝된 오토바이의 굉음, 바닥에 내뱉는 가래, 그 천박한 풍경들이 꼴보기 싫어 식당 회식 자리로 눈을 깔고 들어갔다. 그들의 사진첩에 내 아버지의 사진이 있는 것을 본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왜 내 아버지의 사진이 있지 ?


이들이 뭐를 할지 모르니 불쾌했다.


핸드폰을 뺏기는 한이 있어도 이놈들의 증거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경찰이 올 때까지 그들을 붙들었다. 명백한 처벌을 앞둔 그들을 보며 승리감을 느꼈지만, 잠에서 깬 뒤에도 마음 한편엔 끈적한 질문이 남았다. "나는 도대체 언제, 어떻게 내 진짜 인생을 시작할 것인가?"


침대에 앉아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다 문득 깨달았다. 어젯밤 내가 탐닉했던 것들. 조회수 100만이 넘는 '양아치 참교육' 영상, 건달들에게 벌금을 물리는 웹툰들. 타인의 파멸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던 내 모습이 꿈으로 투영된 것이었다. 마음이 찜찜했다.



...

일터에 나와 박스를 정리하며 내 안의 공허함을 응시했다.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마치 김치를 적시듯 서로 연애에만 몰두하는 그룹들을 본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사랑이라는 명목 아래 엉겨 붙는 그들의 의도가 뻔히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그들을 냉소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다.


내가 걸어 다니는 서울의 작은 동네가 내 세계의 전부였다. 온실 혹은 감옥 같은 그곳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다고 자위했지만, 사실은 방황하고 있었다. 관계는 가벼웠다. 나눔을 해도 기억나는 얼굴이 없다. 심지어 부모님조차 뵐 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가는 모습이 슬프도록 낯설다. 시간이 흐른다고 서로를 더 깊게 알 수 있는 걸까? 더 이상 기대되지 않는 관계들 속에서, 내 세계는 오직 '나'라는 한 사람에게 갇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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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가 끝나고 온 밤. 집에 돌아와서도 다시 그 유튜브 영상을 보고 싶어 하는 나를 발견했다. 꿈속의 탐정이 곧 내가 되길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 '탐정 놀이'를 끝내야 할 때다. 본능과 감정을 따라 타인을 심판하며 느꼈던 쾌락은 가짜다. 남의 이야기에 정답을 내리는 똑같은 레퍼토리의 영화와 글을 읽으며, 정작 내 삶은 제자리걸음인 이 반복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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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전문가들의 영역을 보며 "편하게 하네"라고 말하는 것은 착각이다. 그들은 단 하나를 집중적으로 파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저런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무슨 노력이 있다고라고 말을 하면서,

그저 내가 원하는 방법대로 판단하고, 스스로 꼬마 탐정이되고자 하였다.

유튜브나 SNS에 보여지는 내 삶은 일종의 부업이자 명함일 뿐, 본질이 아니다. 진짜 본질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전문성에 있다.

아무 영상이나 찍다가 돈을 벌기를 바라는 마음은, 길 가던 양아치의 핸드폰을 뺏어 그 안에서 우연히 대박 소재가 나오길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제는 '탐정 놀이' 같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작업의 전문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내 생각을 가다듬고 우선순위를 정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내가 가야 할 길이다.


나의 독자는 고작해야 18명. 그동안 내 방향은 갈팡질팡 왔다 갔다 했다. 사실 나도 내가 뭘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흐트러진 핸들을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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