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헤아려본 부모의 마음.

일단 마음이 아프다. (63번째 이일)

by 김로기

감히 부모의 마음을 겪어보지 못해서

섣불리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자식으로서 부모를 대할 때의 마음보다는

조건 없이 자식을 대한다는 것은 안다.

모든 부모가 다 같을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 부모는 그러하다.

지금의 나는 과연 부모의 입장이 되면

나의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내 자식을 대할 수 있을까.

부모가 나라는 존재를 세상에 만들어내고 키우고

하다못해 게임 속 캐릭터도 내가 만든 내 것이라 생각하는데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나를 있게 한 장본인들이

나를 그들의 것이라 속박하지 않고

오직 조건 없이 많은 것을 베풀며

그 와중에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다는 것이

과연 인간으로서 가능한 일인가 싶은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그런 불가능함을 가능케 하고

또한 내 눈으로도 확인가능한 순간들이 많은 것을 보면

정말 부모라는 존재는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나부터도 내 가족이라 여기는 첫 번째 울타리는 나와 나의 남편까지다.

안타깝지만 언제부턴가 부모는 그 울타리에서 살짝 빗겨나 있다.

그 사실을 되새기면 늘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물며 내가 그들처럼 부모가 되는 순간이 온다면

그러니까 나에게도 자식이 생긴다면

그 울타리는 더 강하고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나의 부모는 그것마저 이해할 것 같다.

내가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부모와 내 자식의 경계를 나누는 일마저도

나의 부모는 너무나도 이해할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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