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한 아이돌 가수를 좋아해 왔다. 살아온 인생에서 절반이 더 넘는 시간을 아무 대가 없이, 오로지 내 마음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응원해 온 시간이었다.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주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좋아하는 것은 우리를 무너지지 않게 해 준다'는 그 말이 참 든든했다. 그런 나의 팬클럽 활동에 주위에서는 '멍청한 짓' 혹은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쓸데없는 짓'이라며 구박을 늘어놓았지만 정작 집에서는 나의 취미생활 중 하나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
참 긴긴 시간 동안 나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반짝이는 별'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비록 저 멀리 위치해 있지만 그럼에도 바라볼 때가 가장 예쁜 밤하늘의 별이었다.
(중략)
무덤까지 가져가자 여겼던 지난 추억들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나 자신보다 더 큰 응원을 보내기 위해 애쓰던 지난날을 내려놓고 이젠 나를 응원하자 다짐했다. 좋아하는 것이 무너졌으니 이젠 내가 나를 지켜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
팬클럽 활동을 그만두는 것을 탈덕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탈덕을 시작했다. 때론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놓쳐서는 안 될 기억이나 인연이라 여겨 어느 하나 놓지 못해 힘들어하면서도 손에 꾹 움켜쥐려 애쓰기만 했다. ……
세상의 종말이 아닐까 마냥 상상만 했던 탈덕의 순간은 생각보다 별 일 없이 지나쳐갔다. 누군가를 빛내주기 위한 일원이 아니라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은 첫 발걸음은 생각보다 후련했고 가벼웠다. 일말의 여운이나 미련도 없었다. …… 그 시절의 나를 인정하기로 했고 지금의 나를 응원하기로 했다.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