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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승희 Apr 09. 2023

그럼 캠핑할래요!

아, 일상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상이 퀘스트인 노가지의 기록


그럼 캠핑할래요!






캠핑에 빠지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우연히 캠핑을 막 시작한 지인의 초대로 어느 캠핑행사에 초대를 받은 밤이었다. 네모난 캐빈텐트를 가지고 다니며 야영을 하던 어릴 적 기억과는 달리 각기 다른 모양과 색을 가진 텐트들이 잔디 위에서 화려하게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따뜻한 빛을 내는 램프와 주렁주렁 달린 조명들이 내게는 마치 요정 숲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


그렇게 몇 주 뒤, 4인 가족이나 쓸법한 커다란 국방색 텐트를 들고 나타나니 너도나도 젊은 아가씨가 웬 아저씨 텐트를 들고 나타났냐며 놀라워했다. 텐트 설치가 처음이라 헤매고 있는 우리를 위해 손에 망치 하나씩을 들고 나타나 묵묵히 모양을 잡아주시고 가셨던 그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 



(중략)



그런 불평을 보고 있자니 '장비는 내가 다 있으니까 몸만 오면 돼' 라며 친구들을 모으던 나 자신이 원망스럽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씁쓸한 후회가 참 오랜 시간 남았다. 그날을 마지막으로 두 번 다신 혼자 준비하는 캠핑을 하지 않겠다며 중고장터에 장비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중략)



그리고 찾아온 코로나19. 실내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사람들은 야외활동을 찾기 시작했고 점점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났다는 것이 높아진 캠핑장의 가격과 그럼에도 빈자리 없는 예약창을 통해 체감되고 있었다. 더 이상 '다음 주에 캠핑갈래?'라며 즉흥으로 떠날 수 없을 만큼 캠핑장을 예약하는 건 유명 가수의 공연티켓을 예매하는 일만큼이나 치열해야 하는 취미가 되어가고 있었다. 즐거움보다는 소모적인 일이라고 느껴졌다. …… 


그렇게 나는 하나씩 다시 비워내기를 시작했다. 어쩐 일인지 마음은 훨씬 홀가분했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추억과 좋은 사람들이 곁에 함께 해주었다. 바쁜 일상에서 탈출만 하면 늘 처음 가보는 자연 속, 생소하지만 좋은 음식, 밤새도록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에너지를 나눠주던 내 인생의 선배들이었다.……






완벽한 하나의 원고가 된 줄 알았던 본 에피소드는 

에세이 신간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노승희(미다스북스)>에 수록된 내용의 초고가 되었습니다.  

책으로 탄생하기 위해 이 일기글은 적절한 옷을 갖춰 입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지지해 주는 일상 기록의 힘!


"일상을 특별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무겁게 느껴지는 하루에도 부담을 덜어주거나 무언가를 바라는 그 마음에 제목을 달아보면 그만이다.”


전체 내용은 일상 에세이 <아, 일상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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