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여행해야 하는 이유와 주의해야 할 점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지에 대한 얘기를 할 때면 꼭 한번 듣는 질문이다.
"인도는 어땠어? 여행하기 어때?"
영화 '김종욱 찾기'의 배경.
자신에 대한 성찰을 위해 떠나고 싶을 때 생각나고 여행을 떠나면 임수정이나 공유 같은 인연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하는 곳이다.
인도의 첫인상은? 음... 오묘하다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들어간 뭄바이 공항은 크고 화려했다. 곳곳에는 예술 작품도 전시되어 있어 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 주었다. 하지만 입국 수속을 마친 후 공항 라운지에서 대기하는데 다리 위로 작은 벌레가 기어 다녔다. 잡고 보니 베드 버그. 공항 라운지 소파에서 베드 버그를 만나다니ㅎㅎ
'빨리 호텔로 이동해야겠다.' 생각하고 우버를 불러 탑승하러 갔는데, 우버 터미널과 도와주는 직원들이 상주해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나라와 도시를 다녔지만 우버를 이렇게 잘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도시는 처음이었다. 우버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예약한 우버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인도는 어떤 곳이야?"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힘들지만 재밌고, 피하고 싶지만 다시 가고 싶은 나라." 어떤 말이냐고? 도로에 값비싼 외제차와 소가 함께 다니는 그런 곳이야.
인도를 여행해야 하는 이유
역시 인도의 가장 큰 장점은 물가다. 우리가 갔을 때는 1루피에 20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6원 정도다.
호텔에서 먹는 것도, 우버나 툭툭이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옷을 사는 것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장기 여행자에겐 물가만큼 중요한 것이 없으니까.
버거킹에서 마음에 드는 햄버거 세트 2개를 주문하면 500루피로 약 10,000원 정도로 구입할 수 있다. 별로 싸지 않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인도 고오급 레스토랑보다 비싼 가격이라는 것!(인도에서 웬만하면 프랜차이즈는 피하자.)
피곤한 점은, 항상 흥정을 해야 한다는 것. 대략적인 기준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툭툭이를 이용할 경우 목적지를 말하면 기사들이 가격을 툭툭 던진다. 그 가격이 비싼 건지 저렴한 건지 모르기 때문에 부르는 대로 이용해버리면 돈이 슝슝 나간다. 우리가 찾은 시세는, 툭툭이의 경우 1km에 10루피 정도. 구글 맵스로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파악한 후 이를 기반으로 흥정하면 훨씬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여행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바로 먹는 것! 특히 인도는 물갈이로 악명이 높은 곳이라 더 긴장감을 가지고 방문했다. 인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곳. 뭘 먹어야 하나.
인도에서 만난 동행이 알려주었다. 인도에서 치킨은 무조건 성공이라고. 특히 마살라, 버터, 치킨과 갈릭 난은 어디서 어떻게 먹어도 절대적이라고. 개인적으로 치킨을 좋아하지 않지만, 일단 마살라 버터 치킨을 먹고 BBQ 윙이나 다른 메뉴들도 조금씩 섭렵해 나갔다.
한국에 들어온 후, 가끔 인도에서 먹었던 버터 치킨의 맛이 생각난다. 자이푸르에서 매일 아침과 저녁에 방문해서 먹었던 그 맛집. 인도를 다시 간다면, 아무것도 안 하고 맛있는 음식만 먹으면서 있고 싶다. 어색하지만 인도에서 휴양이라고 할까?!
인도는 사진만 봐도 인도스러움이 담겨 있다. 인도로 여행 온 사람들은 하나 같이 팔에 헤나를 하고 인도 느낌이 나는 옷 구입을 여행의 첫 번째 코스로 넣는다. 그렇다 보니 어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그냥 딱 봐도 '인도'다.
사람뿐 아니라 방문하는 모든 곳이 명소다. 뭄바이의 인디아 게이트나 빨래터인 도비가터, 델리의 꾸뜹 미나르와 아그라센 키 바올리, 두말할 것 없는 아그라의 타지마할 등. 수없이 나열할 수 있는 곳곳이 기억과 사진으로 남겨져 있다.
특히, 인도에서 꼭 방문해야 하는 아그라의 타지마할. 물론 외국인에게는 훨씬 더 비싼 금액으로 입장료를 받지만, 그만큼 외국인을 우대해 따로 줄 설 필요 없이 어디서든 쉽고 빠르게 방문할 수 있다. 덕분에 타지마할에서 많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인도 여행에서 주의해야 할 점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인도 여행에 대해 묻는 이유는 그만큼 걱정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인도가 좋았으면서 힘들었던 이유!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객들은 많은 나라에서 소매치기나 사기 등의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우리는 쉽게 구별되는 인종으로 쉽게 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인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범죄는 '성'과 관련된 범죄다.
남성보다는 여성을 대상으로 악명이 높으며, 우리가 여행할 때도 인도 남자들이 사진 찍자는 요청은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는 얘길 들었을 정도다. 무턱대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가 이 여성은 SNS 상에서 성희롱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툭툭이를 타고 호텔의 주소를 주며 가달라고 하면 삥삥~돌아가거나, 아예 해당 호텔이 없어졌다며 자신이 아는 호텔로 데려다주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자신이 아는 호텔은 어마어마하게 비싼 돈을 불러 지금 여기 말고 갈 곳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며 돈을 지불하게 한다는 것이다. 미리 알고 가면 누가 당할까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같은 소릴 듣고 나면 그게 진짜처럼 느껴져 당하게 된다고 한다.
소매치기는 그냥... 가방을 찢어서 가져간다. 실제로 우리 동행 중에도 소매치기를 당해 여행 자금의 반이 순삭 돼버리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행을 구해 함께 다니는 것이다.
'함께 있을 때 우린 두려울 것이 없었다.' 우리 역시 델리와 아그라, 자이푸르는 동행과 함께 다녔는데 서로 짐도 봐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함께 흥정하며 수월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인도의 교통체증은 어마어마했다. 한 번은 쇼핑몰에서 우버를 불렀는데 오질 않았다. 대기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우버 서비스가 위치를 잘못 잡는 등의 오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교통체증으로 차가 한 곳에서 10분 이상 멈춰서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차가 10분을 한 곳에 가만히 있을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난 곳이 인도였다.
교통체증에서 좀 더 자유로운 교통수단이 툭툭이다. 당연히 차량인 우버보다 승차감이나 에어컨 등의 고퀄(?) 시설은 없지만 가볍고 작은 몸 돌림으로 차량 사이를 슝슝~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툭툭이에도 단점은 있으니, 첫 번째는 흥정이고 두 번째는 매연이다.
툭툭이는 오토바이의 모습을 한 삼륜차로 앞에 보호 유리가 있지만 양 옆은 뚫려 있는 모습이다. (흥정은 앞에서 언급했으니) 툭툭이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앞 버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까만색 배기가스가 선명하게 보인다. 옆에 문이나 창문이 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배기가스는 우리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답답할 정도.
우버를 타면 교통체증이, 툭툭이를 타면 매연이.. 어떤 걸 선택해도 답답해지는 것이 인도 여행이다.
뭄바이 공항에 도착하니, 작은 에어텔(인도의 통신사) 부스가 있었다. 아침 8시에 도착해 유심칩을 사려고 갔더니 어마어마하게 비싼 금액(1,000루피)을 불렀다. 거기다가 지금 유심칩을 구입해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전 11시 이후가 되어야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때는 '돈도 비싸고 바로 사용도 못한다고? 공항에서 살 필요가 없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뭄바이 시내로 이동해 에어텔을 찾아보는데... 에어텔이 보이지 않았다. 왜 이렇게 대리점이 없는 건지. 겨우겨우 찾아서 우버로 방문했더니 가격은 650루피로 약간 더 저렴했다. 하지만 큰 문제는 바로 시간. 지금 구입해도 2일 후에나 개통이 가능하다고 했다. 더 빨리 되는 게 없냐고 했더니 그럼 내일 오후 1시에 개통되는 심이 있으니 그걸 주겠다고 했다. 아무리 빨라야 다음날 오후라니.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인도에서 유심을 구입하고 개통되기 전까지 그 도시를 떠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같은 에어텔이라고 해도 도시를 떠나면 로밍으로 이용해야 하는데, 개통되기 전에 도시를 이동해 로밍으로 사용하면 개통이 안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발전되어 있다는 인도에서 개통이 발전이 안되어 있다니. 인도 유심은 그냥 공항에서 구입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이런 내용을 미리 알았더라면, 인도 여행이 더 알찼을 텐데. 미리 확인하고 조사하고 알아가도 또 다른 새로운 정보들이 나온다. 그래서 항상 처음 여행은 아쉽고 긴장되는 것 같다. 다음에 간다면 더, 잘, 인도를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동행들과 한국에서부터 인도까지의 모든 여행 계획을 함께 세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