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치마 - 기다린 만큼, 더
https://youtu.be/uG2se-8-BzE?si=ymoGeIwBP11TTVz3
기다림은 위태로운 약속입니다. 기다림의 대상은 언제 온다는 보장이 없고, 기다리는 사람도 언제까지나 기다릴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기다림의 대상이 될 때에는 그 사람이 언제까지나 기다릴 것처럼 생각하고, 내가 기다릴 때에는 그 사람이 언제든 돌아올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흘려보내는 시간과 기회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지 않았더라면, 또는 그 사람이 언젠가는 기다림을 멈출 것을 알았더라면 놓치지 않았을 것들입니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야 누군들 모를까요. 그리고 그때에는 누군들 알았을까요. 기다린 만큼 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도 결국 그게 마지막이 되고 만다는 것을요. 아픈 상처들을 다 옮겨받고픈 마음이었어도 정작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을요.
그래도 같은 상황이 오면 우리는 반복합니다. 기다림의 끝에는 모든 것의 마지막이 있더라도 말입니다. 혹시나 그 끝에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