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연예인은 건물 시세 차익으로 몇십억을 벌었대.”
몇 주 전 오랜만에 만난 후배가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이야기한다. 술 한 잔 다시 따라주면서 나도 같이 맞장구친다.
“그러게. 돈이 돈을 번다더니 우리 같은 직장인과는 차원이 다르지. 한 번 뜨면 몸값이 달라지자나. 그냥 술이나 먹자.”
“형. 그래도 나는 돈 벌어서 건물주 되고 싶어. 직장인 말고 사업을 해야겠어.”
“사업은 아무나 하냐? 생각해둔 아이템이라도 있어? 성격도 덜렁대면서 돈은 벌겠냐?”
“형보단 잘할걸? 생각한 것은 많지!”
“그래그래. 같이 응원하마.”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최고다. 직장 다니면서 그럭저럭 굶진 않지만,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창업해서 자기 사업을 해야 한다. 아니면 요새 유행하는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소위 N잡러가 되던가.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쉬운 길이 부동산을 구입해서 임대료를 받는 게 아닐까?
한참 서로 돈 이야기를 하며 부러워하다가 분명히 그들이 못 가진 것도 있느냐의 주제로 대화가 변경되었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인생에서 한 가지가 지나치게 많으면 어느 한 쪽은 분명히 부족하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돈이 많으니 아마도 수명이 짧거나 혼자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내 추측이 이어진다. 듣고 있는 후배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 분명히 뭔가 하자가 있을 거라고 우리 둘은 굳게 믿으면서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술잔을 부딪히며 그보다 우리가 더 나은 것이 있다고 애써 자위해본다. 하지만 결국 돈이 많은 것이 최고라는 결론으로 귀결되고 나와 후배는 다시 표정이 굳어지면 고개를 떨군다. 한동안 서로 침묵만 유지하면서 홀짝홀짝 술만 들이켜 마셨다.
어버이날 장인어른을 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장인과 비슷한 나이 연배의 어르신 고민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자수성가하여 재산이 많아 풍요롭게 사는 분인데, 하나뿐인 자식이 장가를 가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아들이 나이가 나와 비슷하고 직업도 없다. 자신에게 빌붙어 용돈 받아 할 일 없이 지내는 모습이 너무 답답하다고 장인에게 하소연했다고 말씀하신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인생은 참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 명예, 건강 등 누가 봐도 모든 것을 갖춘 것처럼 보이지만, 부족한 것이 하나쯤은 꼭 발견되었다. 아마도 신이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전제로 이 세상을 만들지 않았을까 라는 망상도 해본다. 세계를 호령하던 알렉산더 대왕도 30대 초반의 나이로 단명했다. 결혼해서 애도 낳고 취업 후 회사에서 일도 하면서 부자가 되는 것 빼곤 다 경험해본 나로서는 마지막으로 원 없이 돈만 많이 벌면 완벽해질 수 있다고 갈망한다. 하지만 그 바람이 언제 이루어질지 모른다. 그래서 이 세상은 균형이 맞고, 인생은 공평하다는 것이 새삼 느끼는 하루다.
이 글을 당신도 지금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자. 돈 보다도 더 귀중한 것을 가지거나 누리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가장 좋은 것은 모든 것을 적당히 평균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오늘 뻘글은 여기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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