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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15. 2024

어떤 글이라도 계속 쓰자

2015년부터 매일 한 편의 글을 쓰자고 다짐하고 실행한 지도 벌써 10년째다. 시간이 참 빠르다. 어떻게든 SNS에 포스팅하거나 책 원고를 쓰거나 그마저도 힘들면 글감 노트나 다이어리에 2~3줄이라도 기록했다. 아무리 바빠도 이 루틴은 지금까지 지켜왔다. 글쓰기만큼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잘 써지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날이 더 많다. 쓰고자 하는 주제나 글감이 한 번에 떠오르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머리를 쥐어짜도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몇 시간을 허비한 적도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어떤 글이라도 썼다.      


SNS를 보면 글쓰기 모임이나 과정을 운영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그만큼 글쓰기가 앞으로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다. AI 기술이 발달해서 글을 대신 써준다고 해서 작가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AI가 아무리 글을 잘 쓴다고 해도 사람 각자가 가진 성향이나 감정까지 흉내 내어 쓸 수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감정을 모두 토해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오랜만에 알고 지낸 한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여전히 글을 쓰면서 지내냐고 물어본다. 오랫동안 쓰고 있지만, 아직도 글쓰기는 어렵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나에게 오히려 정색했다. 지금까지 쓰고 있는 자체가 대단한 것이라고. 쓰는 사람은 많지만, 오랫동안 쓰는 사람은 소수라고 하면서 존경스럽다고 말한다. 나는 그만한 존경을 받을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애써 부인했다. 맞는 말이다. 그저 오랫동안 쓰고 있다고 그런 대접까지 받는 것은 사치다.     

 

그는 나에게 다시 질문했다. 질문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 지인도 이미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2010년도 초반에 책을 출간했으니 나보다 더 빨리 작가가 된 사람이다. 한 번 출간 경험도 있는데, 이런 질문을 했다. 글을 다시 쓰려고 하는데, 트렌드가 바뀌어서 한 줄도 못 쓰겠다고. 그 말을 들은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트렌드가 달라져서 글을 못 쓴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에게 다시 물었다.      

“글쓰기도 트렌드가 있나요?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 어떤 트렌드를 말씀하시나요?”

“아! 글쓰기가 아니라 내가 쓰고자 하는 분야가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이야기인데, 잘못 말했네요.”

“네. 저는 글쓰기도 트렌드를 따라가나 해서. 물론 짧은 글이 유행하거나 감성 에세이 책이 잘 팔리거나 하는 것이 트렌드가 아닌가 싶네요. 저는 트렌드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글은 트렌드와 상관없이 계속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글이라도 계속 써야 해요.”      

“그 어떤 글이 무엇일까요? 저는 제 분야의 글만 써봐서 다른 주제로 쓰는 일이 어렵네요.”


“말 그대로 막 생각나는 주제로 쓰거나 자신이 궁금했던 분야가 있으면 공부해서 정리해서 적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상에서 있었던 일에 의미를 부여해서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구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도 포함되겠네요. 이런 모든 행위가 글쓰기에 해당합니다. 평소에 이런 글쓰기 잔근육을 키워야 다시 글을 쓰더라도 어렵지 않습니다.”     


지인은 내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판단했다. 책 한 권 출간 후 몇 년간 쓰지 않다가 다시 쓰려고 하니 힘든 상황이다. 작가라는 사람이 몇 년간 글을 쓰지 않았다면 잘못된 일이다. 작가는 쓰는 사람이다. 작가라는 명사에 꽂혔으나, 쓰지 않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 있겠는가? 쓴다는 동사를 계속 실행하는 사람이 진짜 작가다.      


어떤 글이라도 계속 써야 한다. 그래야 자꾸 글이 쌓인다. 그렇게 쌓인 글을 모아서 책을 내보자. 전자책도 좋고, 종이책도 좋다. 글쓰기는 시간이 있을 때 쓰는 행위가 아니라, 바쁜 가운데서 시간을 만들어 조금씩이라도 써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렇게 매일 쓴 글의 가치는 올라간다. 자신의 가치도 같이 상승한다. 무엇이라도 꾸준하게 하는 사람이 결국 언젠가는 어떤 시점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글을 쓰고 싶은데 자꾸 망설이게 되는가? 글쓰기가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쓰기 시작하자. 어떤 글이라도 매일 쓰자. 그것이 모이면 근사한 작품이 나오게 된다. 글쓰기 반복과 연습이 결국 작가로 만들어주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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