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에게 배우는 인생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 브라이언 키팅
학창 시절 가장 자신 없던 과목이 바로 수학과 과학이다. 과학 중에서도 물리학은 정말 젬병이었다. 암기에 강했던 나는 어떤 문제의 원리와 이론을 이해하고 추론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이성적인 사고를 잘하지 못하는 성향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을 공부하여 분석까지 하지만, 그것을 통해 새롭게 도출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따라서 과학자는 좀 더 딱딱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다. 그들의 인생은 늘 어떤 공식이나 틀에 맞추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상당히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런 편견이 깨지게 되었다. 과학이라는 분야에만 종사할 뿐이지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은 비슷했다.
“물리학자는 제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항상 불확실성 속에 살며 자신이 모른다는 무력감을 견뎌야 한다.”
과학은 답이 정확한 학문이다. 하지만 과학자의 인생은 다르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늘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결국 과학자도 인생의 답을 찾지 못하면 무력감에 빠질 수 있다.
“천재도 먼저 벽돌 쌓는 법을 배운 뒤 건물 짓는 법을 배우며, 끊임없이 재료를 찾고 그 재료를 써서 꾸준히 자신을 만들어간다.”
니체의 유명한 명언이다. 어떤 과학자가 성과를 이루었다고 해도 그것이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나씩 쌓아 올리면서 이루어낸 결과다. 작가도 글을 하나씩 써서 그것을 모아 목차를 구성하여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것이다. 인생에서 그저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생이 꼭 이상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도 그때 주어진 상황을 비관하기보다 지금 얻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이에게는 얼마든지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마흔 후반의 나이를 지나면서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꼭 이상적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원치 않는 고비를 만나게 된다. 나에게 벌어진 상황을 비관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또 다른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우리는 어차피 실패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더 절박한 질문은 어떻게 실패를 다룰 것인가, 혹은 실패 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인생을 살다보니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상관없다. 실패하면 상당히 괴롭다. 허무함과 상실감에 빠지기도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실패에 매몰되지 말고, 그 실패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연구가 그 자체로 보상이 되고, 일이 그 자체로 성취감을 주는 곳으로 가려고 애쓰자. 그렇게 하다 보면 행운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과학자도 사람이다 보니 명성이나 어떤 보상을 위해 연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 본질을 회피하고 잿밥에만 관심을 가지다 보면 결국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그 자체로 연구하다 보면 결국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글을 쓰는 과정이 어렵지만 그 자체가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잘 모르는 생소한 과학자들의 이야기였지만, 그들의 인생에 대한 태도와 자세에 대해 잘 배울 수 있었다. 서두에서 밝혔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은 다양하면서도 비슷하다.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된 것은 아래와 같이 한 줄로 말할 수 있다.
“불확실한 인생이지만, 하루하루 자신이 원하는 것을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 자체를 즐기면서 계쏙 나아갈 수 있다면 분명히 행운을 만날 수 있다. 그 행운이 결국 당신의 근사한 인생을 만들어 줄지 모르니까.”
- 이 책은 서평단에 선정되어 솔직하게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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