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면서 계속 글을 쓰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면 불이익이 있다고 하지만, 개의치 않고 쓰고 있다. 물론 그만큼 본업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 더 주변에서 인정받고 마음 편하게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물어본다. 한 가지라도 똑바로 하는 게 더 낫지 않냐고? 틀린 말은 아니다. 한 가지에 더 집중하고 몰입하면 성공 가능성을 올라간다. 매번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글쓰기가 아니었다면 지금 하는 본업도 계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본업으로 인해 나락까지 떨어졌던 인생을 글쓰기가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일상에 있었던 내 경험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갔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될 때마다 마음이 좀 진정되고 편안해졌다. 나에게 글쓰기는 명상의 효과도 있었다. 한 개의 단어, 한 줄의 문장을 쓸 때마다 심호흡한다.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쉴 때 어떤 단어를 골라 문장을 쓸지 잠시 멈춘다. 내쉴 때 키보드를 두드리며 진짜 글을 완성했다.
사회생활 10년 차에 시작했던 글쓰기가 10년 차 및 20년 차 직장인이 되었다. 나 말고 본업을 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이 많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직장인 작가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오늘은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쓰고 싶거나 퇴직 이후 글쓰기로 삶을 바꾸고 싶은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그냥 내가 지금까지 쓰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니 너무 태클은 걸어주지 말았으면 한다.
첫째, 직장 등 자신의 일상에서 겪은 모든 것이 글감이 될 수 있다. 글을 쓰자고 하면 사람들은 꼭 거창하고 새로운 뭔가를 써야 하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직장인이라면 그동안 짧게는 몇 년 길게는 10년 넘게 자신만의 전문 분야 및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하나씩 풀어서 쓰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상사에게 혼났던 일, 출장지에서 겪은 재미있었던 사건, 사내 직원과의 썸 등 직장에서 겪었던 모든 이야기 자체가 하나의 주제나 글감으로 연결하면 그만이다.
둘째, 오늘 한 편의 글만 쓴다는 생각을 가지면 된다. 처음부터 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작품을 쓴다고 다짐하면 며칠 쓰다가 포기한다. 또 직장을 그만두고 하루 종일 글만 쓰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말자.
우선 오늘 한 편의 글만 쓴다는 마음으로 하루 30분 이내로 조금씩이라도 쓰자. 매일 조금씩 분량을 채워 나가자. 작게 시작해서 꾸준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글을 써야 할 완벽한 타이밍이나 이유를 찾지 말자. 글을 쓰고 싶은데 업무가 너무 바빠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직장인을 많이 만났다. 일을 끝내고 나중에 쓴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 쓰지 않았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짧게 2~3줄 쓸 시간은 분명히 있다.
그런 것이 모여서 하나의 글이 된다. 나도 업무가 아무리 많아도 하루에 한 개의 글은 쓰기 위해 틈새시간을 사용한다. 뭘 써야 할지 글감을 찾아 어떻게 쓸지 구상만 하고 바로 쓰기 시작한다. 생각나면 바로 글쓰기로 돌입하자. 일과 글쓰기의 균형은 그렇게 맞추는 것이다.
넷째, 글쓰기로 엄청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버리자. 글쓰기로 월 천만원 벌 수 있다는 광고 요새 많이 본다. 정말 글쓰기 하나로 그렇게 벌었을까? 다른 콘텐츠, 강의 등 다양한 기회 창출이 생겨서 잠깐 벌 수 있지만, 매달 벌 수 없다. 그저 자신이 지금까지 잘 해왔던 직장생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지식과 경험 등을 그저 글로 옮겨서 독자에게 알려주면 된다.
나도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이 처음부터 컸다. 책만 출간하면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줄 알았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조금 기회가 많아졌을 뿐이다. 지금은 일을 하면서 글을 쓸 수 있는 행위 자체가 즐겁다. 마음을 비우고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일상, 직업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독자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편하게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루하루 일하고 쓰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직장인 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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