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호건의 별세 소식
어제 아침 지하철에서 한 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바로 프로레슬링계의 큰 별 “헐크 호건의 별세” 소식이다. 프로레슬링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헐크 호건”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농구는 몰라도 “마이클 조던”은 아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만큼 1980~90년대까지 농구의 “마이클 조던”과 더불어 헐크 호건도 프로레슬링을 넘어 미국의 대중문화 아이콘이다.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느껴졌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어제 자신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역시 아이콘답게 우리나라 모든 신문과 인터넷 뉴스에도 그의 별세 소식이 기사로 전해졌다.
1990년 한 초등학생이 비디오 가게로 들어간다. 한참을 둘러보다가 그 시절 출시된 프로레슬링 테이프를 꺼낸다. “레슬매니아 6”이다. 바로 프로레슬링을 처음 접했던 4050 중년은 모두 기억한다. 바로 헐크 호건과 워리어의 대결을. 나도 이 비디오 한 편으로 미국 프로레슬링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 당시 헐크 호건의 나이는 30대 후반이다. 우람한 근육질과 전형적인 미국인의 포스, 힘과 열정 넘치는 인터뷰와 풍기는 카리스마가 일품이다.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지만 관중을 휘어잡는 퍼포먼스가 대단했다. 그 당시 시대상에 비추어 영웅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작은 체구의 나는 거구들이 사각형 링에서 부딪히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또래보다 몸이 약하고 자신감이 없다 보니 그런 모습을 가져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학교에 가면 아이들과 프로레슬링 경기 흉내를 냈다, 아마 중년 남자라면 한 번씩 다 따라 했을 것이다. 책상 몇 개를 붙여놓고 링을 만들었다. 그 위에 올라가 누워있는 친구에게 엘보우 드롭(팔꿈치 찍기)을 시전하다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헐크 호건은 머리가 좋았다. 1990년대 초반까지 영웅 캐릭터가 더 이상 관중에게 먹히지 않자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줄곧 자신이 몸담고 있던 WWF를 떠나 그 시절 경쟁 단체 WCW로 이적한다. 거기서도 단체의 최고 탑페이스(선역)로 활동을 시작하나, 충격적인 악역 변신을 하게 된다. 프로레슬링계 역사상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수퍼 히어로가 이제는 타락한 나쁜 사람으로 바뀌니 프로레슬링을 순수하게 좋아했던 많은 어린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영웅이 없어졌다고 하면서. 그와 반대로 헐크 호건의 다른 면모를 보게 된 오래된 팬들은 그의 악역 전환을 반겼다. 그렇게 선역과 악역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다시 한번 프로레슬링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프로레슬러로 대단한 업적을 쌓았지만, 밖에서의 사생활은 호불호가 갈린다.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 차별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문란한 성생활 비디오가 유출되고, 최근 트럼프를 지지하는 정치적 색깔도 분명하게 드러냈다. 워낙 잘 알려진 사람이다 보니 역시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 나이로 73살로 좀 더 할 일이 남아 있는데 갑작스럽게 하늘의 별이 되었다. 다른 레슬러가 하늘로 돌아가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의 죽음은 나에게도 큰 충격과 여운을 남겼다. 지금까지 프로레슬링을 보는 팬으로 사는 것도 다 그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은 한 번 태어나면 언젠간 죽는다. 살아있는 동안 어떤 족적을 남기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후대의 평가가 남는다. 호불호가 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에게 프로레슬링을 알렸던 헐크 호건! 이젠 고통 없는 저 하늘에서 영원한 프로레슬링 아이콘으로 남길 바란다. 그가 경기 전 등장할 때 마다 들었던 <Real American>을 다시 한번 들어본다.
당신이 있어 어린 시절 행복했습니다. R.I.P (1953~2025.7.24.)
https://youtu.be/eX_k5_egUAo?si=dOgXPBcFzYeVwGiw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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