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회사 업무로 영월과 원주 출장을 다녀왔다. 집에 오니 7시가 좀 넘었다. 밥 먹고 가족과 이야기 중인데, 모르는 전화번호가 화면에 뜬다. 오늘 일로 처음 만난 사람의 번호를 저장하지 않은 줄 알고 받았다.
“여보세요?”
“황상열 씨죠?”
“네, 맞는데요. 누구시죠?”
처음 듣는 낯선 여성 목소리에 다시 물었다.
“결혼 정보 회사에요. 지난 6월 18일에 저희 매니저가 결혼할 사람을 황상열씨에게 소개를 해도 된다고 해서 다시 연락드렸어요.”
“네? 어디라구요?”
“결혼정보회사요.”
“지난 6월 운전하다 받은 기억이 나는데, 저 결혼한 기혼자고, 잘못 걸렸다고 분명히 의사 표시를 했는데요. 어디서 제 연락처를 알게 되었나요?”
“아, 저는 6월 매니저가 이야기해서 저에게 토스해서 연락드린 것 뿐이에요. 기혼자세요?”
“결혼한 지 16년 차고, 당연히 기혼자죠. 지금 아이들하고 놀고 있는데, 어떻게 제 연락처를 알고 연락하신 건가요?”
재차 물었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 알았나 봅니다. 중앙대 출신이고, 잘 맞는 짝이 있어서 전화드린 것 뿐이에요.” 라고 대답한다. “다시는 이런 일로 전화하지 마세요. 한번 만 더 전화하면 신고합니다.” 라고 끊어버렸다. 이럴 때는 정말 매몰차게 이야기한다.
정말 궁금하다. 가끔 결혼정보회사에서 연락받은 적이 있다. 한 군데는 재혼전문회사로 이혼남이냐고 물어본다. 사이가 좋았다 나빴다 해도 잘 사는 사람에게 이혼남이라니.. 어떻게 내 번호를 알고 물어봤냐고 했더니 그냥 끊어버렸다.
아무리 결혼정보회사 실적이 중요하다고 해도 무작위로 기혼자인지 미혼자인지 파악하지 않고 연락한다. 그것보다 어디서 내 개인정보가 새는지 궁금했다. 알려주지도 않는 내 전화 번호가 도대체 어떤 루트로 결혼정보회사로 흘러갔는지 아이러니하다. 가끔 기혼자 친구도 이런 경험이 있다고 같이 이야기 한 적 있다.
친구는 국제결혼 정보회사에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에 미녀가 많다고 한번 만나보는게 어떠냐고 인사도 없이 바로 물었다고 한다. 듣고 나서 어이가 없었는지 바로 끊고 문자로 가족사진을 전송했다. 그 회사에서 답장이 왔는데, “그저 몰랐다. 그런데 가족사진은 왜 보내냐? 이혼하고 국제결혼으로 하시는 건 어떠냐?” 라고.
그 이야기 듣고 나서 내가 “그 회사 미친 거 아니냐?” 고 친구에게 그냥 넘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친구가 웃으면서 그 문자를 캡처해서 그대로 경찰서에 신고했더니 그 결혼정보회사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별일이 다 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이건 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했는데, 결혼정보회사에서 왜 연락하는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니 그저 웃는다. 다시 생각해도 별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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