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일 전에는 믿을 수 없었다.
술 없이 하루를 보내는 일도,
그게 나를 더 편안하게 만들 거란 사실도.
처음 금주를 결심했을 땐,
이게 ‘끊음’ 일 줄 알았다.
무언가를 포기하는 느낌.
내게서 하나를 떼어내는 싸움.
하지만 144일이 지난 지금,
그건 ‘잃음’이 아니라
조용히 나를 되찾아온 과정이었다.
요즘은
저녁이 되어도 불안하지 않고,
주말이 되어도 허전하지 않다.
술 생각이 안 나는 건 아니지만,
굳이 찾지 않아도 마음이 괜찮다.
144일 동안 나는
무언가를 참고 참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걸 알아보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들과 어울릴 땐
예전처럼 웃고 떠들 수 있고,
혼자 있는 밤에도
예전보다 덜 외롭다.
어쩌면 나는
술을 버린 게 아니라
내 안의 조급함과 외로움을 다독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안다.
삶이 맑아졌다는 건,
몸이 가벼워졌다는 말이 아니라
마음이 조용해졌다는 뜻이라는 걸.
금주 144일 차.
이젠 나 자신에게
‘잘하고 있어’라고 조용히 말해주고 싶다.
오늘도
술 없이도 괜찮은 하루를
충분히 잘 살아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