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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십니까? - 2019년판

by 황상열

어젯밤 청량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는데, 누가 툭툭 건드리는 느낌이다. 뭐지? 하면서 옆을 쳐다보니 젊은 처자 한명이 웃으며 쳐다본다. 이어폰을 빼고 물어봤다.


“뭡니까? 왜 사람을 툭툭 치는 거에요?”

“아~ 네. 죄송해요. 이어폰을 끼고 계셔서 못 들을까봐 건드렸어요.” (처음 보는 사람을 왜 건드리는 거야?)

“무슨 일이신데요? 도를 아시냐고 물어보실 건가요?”

“어.. 어떻게 아셨어요?”

“하도 많이 물어보셔서 이제 척 보면 느낌이 오는데요.”(딱 보면 모르겠냐?)

“아! 그러세요?”

“네.. 근데 저도 하나만 물어보죠. 그 도라는 거 잘 아세요? 도를 알면 뭐가 좋은데요?”(그러게 진짜 궁금하다...)

“저도 잘 모르는데요..” (진짜 뭥미??)

“네? 잘 모르는데 저보고 도를 아냐고 물어보시면 앞뒤가 안 맞는 거 아닌가요? 본인도 모르시는데 모르는 저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실 건데요?”

“아..그래서 저를 따라오시면 누가 설명을 해 주실 거에요..”

“아! 그러세요. 저는 그럴 시간이 없는데요. 그리고 하나 더 궁금한게 이렇게 한명 데리고 가면 뭐 콩고물이라도 떨어집니까? 교회도 전도하면 뭐 주는 거 같던데.. 저한테 주는 선물이라도 있습니까?”

“없는데요...” (에라이..)

“할 말 없으시죠?”

“도를 아십니까?”

“아...진짜! 화나게 하지 말고.. 가세요! 한번 더 물어보면 112에 신고합니다.”

“아..그냥 가면 되지.. 무슨 신고까지.. 재수없어.” (뭐야 진짜?)

“재수없다고 했나요. 제가 더 재수가 없네요. 그럴 시간에 도나 더 공부하세요.”

“아 진짜...”


그러더니 서로 갈길로 헤어지고 나는 집으로 왔다...

#도를아십니까2019 #도를아십니까 #에세이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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