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오랜만에 책을 출간하면서 인연을 맺게 된 변성우 작가님과 만났다. 대구에 사는 그가 강연으로 서울에 오신다는 소식에 잠깐 짬을 내서 시간을 냈다. 터미널 근처 커피숍에서 2시간 동안 이런저런 근황을 물어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이와 관심사도 비슷하여 공감할 수 있는 대화가 오갔다. 역시 가장 많이 했던 주제는 40대 가장으로 살아가는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다.
결혼 이전까지 나는 직장에서 버는 월급에서 40~50% 정도를 먼저 저축하고 남은 금액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생활했다. 아마 대부분 미혼 직장인들이 이렇게 생활했을 것이다. 그 시절에도 재테크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돈에 대한 욕심도 별로 없어서 친구들이 연봉이 나보다 많아도 개의치 않았다. 친구나 동기들이 조금씩 모아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를 시작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32살에 결혼을 하면서 다니던 직장에서 월급이 밀리기 시작했다. 33살에 처음으로 생활비 충당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1년이 지날때마다 다 갚는다고 다짐하지만 10년째 상환하지 못하고 대출금액만 늘어난다. 가족이 하나씩 생기는 행복이 좋지만, 쌓여가는 빚을 볼때마다 내 한숨은 깊어간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현상유지라도 하고 있으니 다행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
변작가님과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은 내가 있는 직장에서 사고치지 말고 열심히 일을 하면서 장기적으로 자산을 만들 수 있는 플랜을 짜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올해는 우선적으로 조금이라도 빚을 줄여보는 방안을 찾아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세부적인 방안은 조금씩 노트에 적어보고, 가능한 것은 바로 실행해보려 한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아마도 다들 나와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 투자와 재테크를 통해 경제적인 자유를 누린 사람도 있고, 나처럼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마음으로 부자가 너무 되고 싶지만, 여전히 현실에서 가난한 사람처럼 행동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 돈이 다는 아니지만, 지금의 내 현실에서 아마도 중요한 가치 중에 우선순위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돈에 웃고 돈에 운다. 아직은 그 가치를 잘 모르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그 수많은 날은 참고 견디며 돈을 벌고 나를 키웠던 아버지처럼 나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 그 현실이 가끔은 버겁다. 그래도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내 자식들이 무엇을 하고 싶을 때 돈 걱정없이 지원해주고 싶다. 나의 돈공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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