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시력은 더 떨어지는 것 같다.
근시와 난시가 같이 있다보니 일을 할 때 또는 글을 쓸 때 모니터를 오래보다보면 초점이 흐려지고 글씨가 두 개로 보일 때가 있다. 안경을 벗으면 지금 글씨도 흐릿하게 보인다. 시력 검사를 했더니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안경 벗고 둘다 0.1~0.2를 오간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지만 해도 양쪽 1.2 이상의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왼쪽 눈의 시력이 어떤 계기로 인해 갑자기 저하되기 시작했다. 오른쪽 눈은 1.2를 유지하는데 왼쪽 눈은 0.4까지 떨어지게 되자 수업시간에 선생님을 쳐다볼때도 인상을 찡그리게 되었다.
자꾸 눈을 내리깔고 쳐다보니 선생님은 ‘인상파’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다. 지금도 안경을 벗고 누구를 쳐다보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있지만,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리게 된다.
계속 잘 보이지 않는 왼쪽 눈 대신 오른쪽을 사용하다 보니 시력이 급 나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고3때 매일 계속되는 야간 자율학습으로 오른쪽 눈을 혹사하다 보니 두 눈의 시력이 0.3~4 정도로 맞추어졌다. 그 전까지 안경을 맞추면 왼쪽만 도수를 넣고 오른쪽은 시력보정이 없는 일반 렌즈유리로 하고 다녔다. 두 눈이 균형을 맞게 되자 혼자 고군분투했던 오른쪽 눈도 점차적으로 빛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기술직 엔지니어다 보니 컴퓨터와 작업하는 시간이 자는 시간 4시간 정도를 빼면 18시간 정도를 일만 했다. 그 여파로 난시가 오기 시작하여 사물이 두 개로 보이기 시작했다. 안경을 2~3년마다 교체하지만 바쁘다 보면 더 미뤄지기도 한다. 사실 지금 안경을 끼고 타자를 치고 있지만, 눈이 더 나빠진 것 같아서 안경을 새로 맞추어야 할 타이밍이다. 라식이나 라섹을 고민도 했지만, 일단 안경을 쓰고 생활하는 것도 크게 불편함이 없기에 잠시 보류중이다. 선천적으로 렌즈 착용이 불가한 사람이다. 렌즈를 처음 낀날 내 앞에 보이는 사물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안과를 갔더니 앞으로 렌즈 끼지 말라고 한다.
얼마 전 회사 신체검사로 안경을 쓰고 시력을 쟀더니 다시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1.0 이상으로 나왔다. 두 쪽다 1.0이란다. 이제 짝눈이 아니라서 위안을 삼는다. 이 세상의 살아있는 그 순간을 보기 위해 빨리 시력을 좋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짝눈 #시력 #왼눈이더안좋아 #에세이 #황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