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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꿈꿔보는 고고학자

by 황상열



이제 곧 3학년이 되는 첫째 딸은 요새 역사속의 인물에 관심이 많다. 나를 닮아 그런지 백과사전에서 역사속의 인물 이름을 외우면서 이것저것 물어본다. 역사와 게임을 좋아했던 내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이 두 분야의 이야기는 잘 통한다.


10살의 나도 역사와 위인전을 참 좋아했다. 역사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사까지 언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줄줄이 외우고 다녔다. 위인전도 그 사람이 언제 태어나서 어떤 위대한 일을 하고 죽었는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머리 속에 담았다. 특히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에 관심이 많았다. 이집트 왕이 죽으면 묻힌다는 피라미드에 가서 내 손으로 유물을 발견하고 싶은 꿈이 컸다.


신화 속에 있던 트로이 유적을 발굴했던 ‘하인리히 슐리만’처럼 말이다. 그 시절 꿈은 ‘고고학자’가 되어 세계 여러 나라의 유물들을 직접 찾아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고고 학자는 돈이 많아야 할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꿈을 접었다.


일요일 특강을 마치고 잠깐 들렀던 증고서점에서 우연히 ‘세계사 편력’을 발견했다. 인도 총리 네루가 옥중에서 딸에게 보낸 편지를 엮어 딸에게 세계 역사를 알려주며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쓴 책이다. 다른 책을 사러 갔다가 잠깐 펼쳤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했다.


특히 남아메리카의 마야문명 편을 읽으면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마야 유적이 있다면 달려가고 싶었다. 가야할 곳이 있어 다 읽지 못해 결국 구매해서 나왔다.


오늘 출퇴근길 이 책과 함께 세계 여러 나라의 문명에 대해 누비고 다녔다. 아침에는 페르시아로 저녁에는 로마와 그리스로.. 여전히 직접 그 나라로 날아가 숟가락 하나 들고 땅을 파서 아직 발견되지 못한 유적을 찾고 싶다. 꿈노트를 열어 20년 뒤 ‘고고학자가 되어 미확인된 유물 찾기’라고 적었다. 그때까지 미친 듯이 돈을 벌고, 남은 여생은 유적을 찾아다니며 그 기록을 하고 싶다. 자기 전에 이제 중국으로 떠나볼까?


#고고학 #고고학자 #유물 #역사 #단상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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