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살기 위한 계획? (feat. 영화 <기생충>

by 황상열


얼마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다. 포스터와 예고편만 보면 기괴한 공포영화인 줄 알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 너무 보고 싶어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반지하에서 가족 전원이 백수로 먹고 살길이 막막하지만 화목한 기택(송강호) 가족. 군대까지 다녀왔지만 아직 대학을 가지 못한 사수생 장남 기우(최우식)은 명문대생 친구의 소개로 박사장(이선균)의 딸 영어고액과외를 하게 된다. 그 집에서 부자 사모님이지만 순진한 박사장의 아내 연교(조여정)는 기우의 소개로 동생 기정이 아들의 미술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두 가족이 얽히면서 영화 스토리는 진행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상류층과 하층민의 두 계급을 비교하며 극단적으로 여러 장치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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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획

박사장 집으로 먼저 들어간 기우의 계획으로 온 가족이 일자리를 얻게 된다. 부자인 박사장은 큰 기업의 오너로 철저한 계획 아래 사업을 이끌고 나간다. 반면 직업도 없는 기택네 가족들은 하루하루 아무런 계획없이 살아왔다. 이후 영화 중반에 그들의 가족이 어떤 계기로 인해 계획이 차질이 생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우와 기정이 아빠 기택에게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냐고 물어본다. 처음에는 계획이 있다고 했지만,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소리친다. 부자는 목표를 세워 계획있는 삶을 살아가고,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하루 계획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것을 봉감독은 풍자하고 있다.


2) 관계, 선을 넘는다.

박사장과 기택 가족들은 철저한 수직적인 상하관계로 얽히게 된다. 주종 관계로 볼 수 있다. 직원이 상사나 사장의 선을 넘게 되면 관계가 불편해진다. 순순히 복종하거나 침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사장과 기택, 연교와 기택의 아내, 연교와 전 가정부 등.. 결국 이 선 때문에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걷잡을 수 없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3) 냄새

박사장 가족은 종종 냄새를 말한다. 기택에게 무말랭이 냄새가 나고, 박사장 아들이 집에서 일하는 기택의 가족에게서 똑같은 냄새가 난다고.. 지하철을 안탄지 오래되었는데 타면 나는 냄새. 상류층이 하층민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각이다. 참 씁쓸했다. 이 냄새도 이 영화의 중요한 키워드다.


4) 제목

결국 박사장에게 빌붙어 벌레처럼 살아가는 기택의 가족을 의미한다. 영화의 중반에 또 하나의 기생충이 나오게 된다. 이 기생충 들끼리 충돌하는 장면을 보며 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참 씁쓸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웃으면서 기택의 가족이 박사장 가족과 만나면서 얽히는 스토리를 잘 따라갔다. 그러나 중반부터 영화가 끝날때까지 참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잘 표현했다. 백수였던 기택네가 살기 위해 계획을 세워 박사장 집으로 들어갔지만, 결국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때는 무계획으로 일관하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영화는 못가진 하층면이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결국 상류층에게 기생하며 살아가야 하고, 계획을 세우더라도 획기적인 계기를 제외하고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라는 교훈만 남겨준거 같아 참 씁쓸했다. 부자가 아닌 나도 이렇게 살고 있는 현실을 일깨워주는 것 같았다.


많은 생각을 해준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역시 천재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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