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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오비의 <이젠 안녕>을 부르며

by 황상열


금요일 밤 퇴근 후 오랜만에 동네 코인 노래방을 찾았다.

지갑을 열어보니 1000원 지폐 1장이 보인다.

동전 교환기에 넣고 500원 짜리 2개로 바꾼다.

역시 밤이다 보니 빈 방이 하나 남았다.

들어가 자리를 잡고 동전을 넣고 선곡한다.

오늘 내가 부른 노래는 공일오비의 <이젠 안녕>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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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처음 만났던 어색했던 그 표정 속에

서로 말놓기가 어려워 망설였지만..“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그 순간만큼 어색하다

통성명을 통한 자기소개를 하고 높임말을 쓴다.

시간이 흐르면서 어색함도 조금씩 사라진다.

공통점을 찾게되면 어려웠던 말도 놓으면서 친해지게 된다.


“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지만..“


설레임에서 익숙함으로 변하게 되고,

서로에게 실망이 늘어가다가 어느 순간

떠나가야 할 타이밍이 온다.

어떤 사람에겐 예기치 않게 찾아오고,

상대방은 이미 그 타이밍을 알았다는 듯이

이별은 그렇게 다가온다.


“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주겠지

우리 그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봐요.“


시간이 지나가면 다 해결된다고 하지만,

누군가에게 시간이 가면서 그리움이 더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느 순간 미움도 사랑도 한잔의 추억으로 남겠지.

그러다가 다시 만나게 되는 순간도 있겠지.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거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전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이별은 영원한 헤어짐을 의미할 수 있다.

정말 다시 보고 싶지 않는 상대라면.

그래도 그 함께했던 시간만큼은 행복했기에

그것만이라도 추억으로 간직하면서

자기만의 가야할 길을 찾아서 계속 살아야겠지.


노래가 끝나고 또 눈물이 흐른다. 갱년기인지.

이젠 정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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