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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Feb 05. 2016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Who'd have known (by Lily Allen)

오랫동안 밤과 친하게 살았다. 불면증(일지도  모르지만)이라기보다는 그저 밤이 좋았다. 밤에 일하고, 밤에 생각하고, 밤에 쉬고, 밤에 깨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밤을 좋아한다. 잠든 것 같지만, 어둠 안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움직임, 몸 보다  마음속으로 먼저 흐르는 알 수 없는 것들... 그런 것들이 나를 늘 깨어있게 한다. 


때로는 그 안에서 변형이 생기고, 그 변형과 가까워지다 보면 무엇이 원형이고, 무엇이 변형인지 알 수 없게 되곤 한다. 그래서 밤을 믿지는 않는다.


밤 안에는 설탕처럼 순수하게 보이고, 달콤한 것들이 많다.  검은색이 새하얀 백색만큼이나 깨끗하고, 순수해 보일 때가 있다. 밤에 맞이하는 따뜻한 바람은 나를 위로하는 넓은 가슴으로 다가와 기대어 울고 싶은 기분을 만들기도 한다. 환상... 환상이 현실이라면 그것은 밤에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밤에는 사랑을 하지 말아야 한다.


새벽 세시에 부는 바람은 그런 바람일 것이다. 또 다른 나를 깨우는 소리 없는 자극.


*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Gut Gegen Nordwind)

*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문학동네 (2008년)

*어제 뜬금없이 이 책이 생각나서 이곳저곳 책장을 뒤졌다. 혹시나 하고... 짐  정리하면서 이 책을 버린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꽤  오래전에 읽었었다. 대충 생각해봐도, 2010년쯤? 아니면 2009년 일지도 모르겠다. 여행 가서 볼 책으로 샀다가 여행 가기 전에 다 읽어 버렸다.

*오직 제목 때문에.... ㅠㅠ

*책은 쉽게 읽힌다. 하지만 난 별로 였다. 뭐랄까 너무 식상했다고 할까? 어딘가에 분명 메모를 남겼었는데... 그것도 못 찾겠다. 하도 많은 앱을 이용해서... 버려지는 것이 많다. (물론 아쉬움은 없다. 다만 드물게 이런 식으로 뒤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없으면 말고... )

*검색해보니, 좋은 리뷰들이 많아서 놀랐다. 특히나 문장이 좋다는 리뷰는 다소 의아했는데,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다만 오글거리도록 감성 충만한 건 인정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요즘에 요런 식의 모호하면서 달콤한 감정 섞인 콘텐츠들이 많이 소비되는 것 같기는 하다.

*'일곱 번째 파도'라고 후속편도 나왔다고 한다. (결국 단순 '애정 소설'이었어...)

*'송 오브 북' 매거진을 만들어 놓고는 계속 폴 오스터의 '선셋 파크'를 가장 먼저 골랐는데, 우연하게 이 책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Who'd have known (by Lily Allen): 3분 50초

*작사/작곡: Lily Allen, Greg Kurstin, Take That

*2009년 11월 30일 발매 (싱글)

*릴리 앨런(Lily Allen)의 두 번째 앨범 'It's not me, It's you'에 9번째 트랙이며, 다섯 번째로 싱글 발매된 곡이다.

*릴리 앨런은 내 송북에 처음(인줄 알았는데, 이미 초반에 유라이어 힙(Uriah Heep)의 곡 2곡이 있다.)으로 두 번째 곡을 올리게 된 뮤지션이 되었다. 우연이다. 우연. 반복된 우연.

*이 곡은 사연이 많은 데 일단 테이크 댓(Take That)의 'Shine'의 코러스 라인을 따왔다. 처음에는 아마도 릴리 앨런의 개인적인 놀이 같은 것? 그래서 앨범에  올려놓지는 않으려고 했는데, 곡이 좋아서 처음에는 테이크 댓을 초청해서 같이  노래하려고 했는데, 그건 거절. 하지만 리코딩은 'ㅇㅋ' 그래서 앨범에 포함되게 되었고, 싱글로도 발매가 되었다. 그리고 티 페인(T -Pain)이라는 힙합 뮤지션이 이 곡을 샘플링하여 '5 o'clock'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릴리 앨런도 피처링으로 발표. 이 곡에는 테이크 댓의 코러스는 포함되지 않았다. 암튼 3 곡이 다 들을만한데.... 모든 요소 중에 릴리 앨런의 보컬이 최고다. 목소리가 안나는 듯한 느낌, 노래를 안 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너무 잘 들린다. 이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목소리며, 세시든, 다섯 시든 가장 어울리는 목소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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