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한다는 것 (feat.마라톤)

작심삼일을 다시

by 구르는돌

마라톤을 하기 전에 나는 러닝이라고 부를 5k정도의 달리기을 매우 간헐적으로 해왔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200km 정도를 달렸으니 주 1회 5k정도를 했었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이마저도 꾸준한게 아니라 간헐적이었다)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한 것이 작년 4월 첫 하프마라톤을 준비하면서였고, 작심삼일을 꾸준히 하다보니 그것이 어느덧 습관이 되었고 4월 이후로 현재까지 4306.8km을 달렸으니 이제는 당당히 취미가 마라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꾸준하게 달려왔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는 있는 것이다. 그 결과물은 몸에 베이고 추억에 베이고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또 하고 싶은게 있다. 바로 기록이다.


1년만에 다시 글을 써본다. 가볍게 부담없이 시작해야 오래한다고 하던데 성격상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을 많이 내려두고 지속가능함에 중점을 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된다. 잘해야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무언가를 쉽게 시작하지 않고 그로 인해서 얇아지는 시간과 기억의 밀도를 희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마라톤을 하기 위해 짧은 달리기를 7년 간 반복해왔던 것처럼 기록을 재차 시도해서 내 몸에 익혀 받아들일 때까지 해보는 것이다.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간절했는데 실현하는 것이 어렵지도 않은데 그것을 너무 부담으로 스스로 생각해서 나만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는 못난 성질을 이제는 점점 고쳐나가고 있다.


기록이 갖고 있는 힘을 느낀다. "희미한 잉크가 선명한 기억보다 오래간다"는 속담을 마주하며 내가 쓴 글을 내가 돌이켜보며 이랬었구나 하며 독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 순간이 있다. 작성할 때의 나는 그렇게 표현했었고, 읽을 때의 나는 그 이상을 해석 혹은 발견(발명이 아니라)하는 순간도 있었다. 신기한 것이다. (좋은 의미로) 아메바도 아니고 자체 생산 혹은 자기 정화를 하는 것이다. 혼자 놀기의 즐거움을 느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사실 최근 내가 활동하는 마라톤클럽에 겨울훈련에 대한 후기를 올리니 한 선배님께 받은 댓글이 뇌리에 계속 남아있었다. 이것이 다시 기록을 위한 나를 깨운 것 같기도 하다. 혹시 재능이 있으려나, 누군가는 즐겁게 읽어줄 한 사람의 독자는 있진 않을까? 하는 위로 또는 응원으로 느껴졌다.

그 어떤 주제를 활용해도 좋다고 하시니 그런줄로 강하게 믿어보고 평소의 생각을 간헐적인 것 보다는 조금 더 빈도있게 습관화하고 싶어졌다.


요새의 나는 온통 육아, 마라톤, 통기타, 대학원에 관심을 갖고 머리 속을 채우고 있다. 회사생활에 집중했을 때는 머리 속이 잠자면서도 일어나면서도 계속 회사에서 일어난 업무나 관계 등으로 달갑지 않은 생각들이 그득했는데 그것이 사라지고 나니 인간 군상에 대해 조금씩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여유도, 마냥 불만이 가득한 말만 벹어왔던 낭비도 점점 그려러니 받아들여가고 있는 것 같다. 그토록 바라던 여유를 찾고나니 비로소 속도를 조절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설계하려는 시도를 하게된 것 같다.


작심삼일을 지속가능하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렇게 되어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리라 믿어본다.

달리기를 해온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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