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살아 돌아왔어요
중국어라고는 ‘니하오’만 알면서 겁 없이 중국 여행을 덜컥 결정했다. 그것도 베이징도, 상하이도 아닌 시안으로! 그것도 자유 여행!!
예전부터 진시황 병마용을 직접 보고 싶었다.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를 보고 ‘뱡뱡면’이 먹고 싶어졌다. 때마침 중국이 무비자 정책을 내놓아 가기도 쉬워졌다.
처음엔 패키지를 고려했다. 중국어를 할 줄 알아도 패키지를 추천할 판인데, 중국어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두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패키지로 가면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자고 싶은 곳에서 자지도 못한다. 빽빽한 일정, 쇼핑도 싫었다. 몇 주를 머리를 싸맸다. 그리곤 덜컥, 항공권과 호텔을 따로 예약해 버렸다!
그리곤 알리페이, 위챗페이 앱을 깔고, 고덕 지도를 깔고… 중국 여행 필수 어플이란 어플은 다 깔았다. 그래도 불안해서 매일 유튜브로 중국어 기본 회화를 틀었다. '니하오', '뚜어샤오 취엔', '짜이찌엔'... 두근두근, 출발했다.
여행을 다녀와서, 감히 말하건대, 중국어 못하는 사람도 중국 여행할 수 있다! 시안? 좋다. 물가 싸고 사람들 친절하다. 날씨도 좋았다. 3월 말 시안에는 온갖 봄꽃이 다 피어 올봄 꽃구경은 시안에서 다 했다. 음식도 입에 맞는다. 뱡뱡면, 샤오즈멘도 좋았지만 생선찜, 카오위는 정말 꼭 먹어봐야 한다. 강추!
물론 사람들은 영어를 못한다. 번역기 없으면 꼼짝 못 한다. 믿고 있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가끔 먹통이 돼서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했다. 대기 오염보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피워대는 담배 연기에 더 숨이 막혔다.
그래도 시안 여행은 좋았다. 또 오고 싶다. 아직 못 먹어 본 음식이 잔뜩 있다. 3박 4일은 시안을 제대로 맛보고 즐기기엔 너무 부족했다.
여전히 중국어는 못하지만 이제는 겁나지 않는다. 다음번에도 자유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