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한테 닥친 문제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 문제들을 결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득하는 데 남은 삶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남은 삶을 통틀어 바칠 수 있는 결심이라. 이토록 강한 결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에게도 이러한 결심들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삶을 통틀어 누군가를 설득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떤 것을 설득해야 할지도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책을 통해서는 작가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단편적인 서사를 통해 그들만의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다. 반면 현실에서 사귀고 지내는 사람들은 과연 '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써놓은 책을 통해서도 그들의 일부만을 엿볼 수 있는데 일상적인 관계 맺음에서 어찌 그들을 '안다'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잘 알지도 못하는 그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다시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져 4단계가 되고 일상생활은 차단되었다. 모두가 다 같은 상황에서 어떤 이는 다시 한번 결심을 다잡고, 또 어떤 이는 다시는 자유를 억압당하지 않으리라 발버둥 친다. 예민하고 민감한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보이지 않는 오묘한 신경전과 각자의 사정만이 정당화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님에도 공격할 목표물을 찾아 날카로운 칼날을 드러낸다. 단지 코로나 사태만으로 배타적이게 된다는 것이 더욱 슬픈 일이다.
우리와 다른 바깥세상이 어떠한지 알아내는 것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우리의 행성 지구가 우주에서 중요한 존재로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 '코스모스', 칼 세이건
원대한 포부가 없더라도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 지구를 위해, 미래 자식 세대들을 위해 바로 실천 가능한 일들. 쓰레기 적게 배출하기, 올바르게 분리수거하기,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나와 다른 생각에 억울해하지 말고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실천하기, 나아가 잊혀가는 안타까운 세상 이야기에도 계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것까지. 분명히 할 수 있는 일들이다.
과학이 알려준 사실들로 가치를 되짚어보니 과학은 철학과 연결되었다. 아니 "인지과학, 철학, 심리학, 신경과학, 언어학, 인류학, 사회학이 서로 융합해서 인간에게 의미 있는 지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저자의 의도대로 시선이 넓어졌다.
내가 발을 딛고 서있는 지구에서 내 존재의 기원과 가치를 발견하고 내가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을 실천하기가 시작이다.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당위성과 현실 문제에 대해 계속 들춰볼 것이다. "과학적 지식으로서 가치 있으려면 삶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그녀의 외침에 적극 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