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다
인생에서 큰 일로 인연이 틀어지는 일은 생각보다 드물다. 정말 작은 오해들이 나와 연결되어 있던 인연과 어긋나 버린다. 그리고 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대로 인연의 끈마저 끊어진다. 어쩌면 내가 놓아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벌써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학창 시절 말이 잘 통하고 성격도 잘 맞아 친하게 지낸 친구. 약속을 정하면 항상 늦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너스레를 떨며 잘 넘어갔던지라 그날도 꼭 늦지 말라 당부했다. 그런데 그 날은 늦지 말라는 말에 버럭 화를 냈다. 달래 보았지만 약속은 깨졌고 나는 한참 동안 불편했다. 그런데 우리가 약속한 그 날 친구는 다른 여행을 갔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나와의 약속을 깨고 새로 잡은 것인지, 아니면 그 여행을 가기 위해 안 내던 화를 내며 약속을 깨버린 것인지 아직까지 알 수 없지만 내 불편한 마음이야 어떻든 자기 마음에만 충실한 친구가 야속했다. 그냥 그렇게 오해는 풀리지 않은 채 멀어졌다.
최근에는 오해를 풀어보려 노력한 일도 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아이들로 인해 맺어진 인연. 2년이 넘게 매일 보다시피 했고 서로에게 많이 의지했다. 여러 가지 추억도 차곡차곡 쌓였다. 다 같이 잘 지내기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였지만 서로의 배려로 우리 관계는 잘 유지되어 가고 있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소한 말 한마디로 서로의 감정이 상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참고 숨겨왔던 각자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게 되었고 관계가 예전 같지 않아 졌다. 모두 모여 오해를 풀고 각자의 감정을 털어놓으면서 이해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풀려고 할수록 더 엉퀴는 실타래처럼 서로의 마음은 뒤엉켜 버렸다.
누군가는 시간이 해결해준다고도 한다. 관계는 유기적이라 당장 내일 우리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각자의 살아온 시간이 다르기에 지금 이 오해의 시간은 그 사람의 인생을 알아가는 과정 중이라고.
인생에 정답은 없듯 인연의 맺고 풀림에도 정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