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콩차
저희 집은 정수기로 물을 마시는데요. 아이 이유식 시기까지는 보리차를 끓여 마시다가 일반식에 들어서면서부터 정수기를 들여 물을 끓이는 걸 그만뒀어요. 물 끓이는 수고가 덜어서 편하게 지내다가 이번 겨울에는 아이가 유난히 코를 훌쩍이더라고요. 소아과에 갔더니 비염기가 있어 그렇다며 약을 처방해주고는 집안의 온, 습도 조절을 잘해주라고 해요. 하지만 처방받은 약을 다 먹고도 계속되는 훌쩍거림과 큼큼거리는 게 걱정돼서 다시 병원을 가요.
"선생님, 약을 먹어도 (콧물은 없는데) 계속 코를 훌쩍이고 목이 껄끄러운지 큼큼해요. 깨끗하게 낫지 않아 보여서요. 비염에 작두콩차가 좋다던데 그걸 좀 끓여 마시게 하면 좋아질까요?"
"어머님, 무슨 마음이신지 알겠지만 물 끓여마신다고 비염이 나으면 병원에 약이 왜 있겠습니까? 약만 먹으면 확실하게 증상이 완화되는데 비염에 좋다고 물을 끓여 마시는 건 고속도로로 쭉 갈 수 있는 길을 굳이 시골 꼬불길로 가시겠다는 거죠."
(말문이 막힘)
그 길로 병원을 나오면서 작두콩차를 주문했어요. 효능을 기대하기보다는 마음의 위로를 받으려고요.
처음 본 연한 갈색과 연둣빛 색깔을 띤 딱딱하고 길쭉한 모양에 놀랐어요. 원래는 성인 손바닥 크기보다 길고 납작한 모양인데 작두 모양으로 잘라 말려서 작두콩차라고 해요.
작두콩차 3g, 물 100ml를 온수나 냉수 상관없이 부어 2~3분 우려 마시면 되는데요. 집에서 오며 가며 마시려고 용량이 큰 유리병에 작두콩차 3조각을 넣고 끓는 물을 넣어 우렸어요. 물이 뜨거워서인지 금방 갈색빛 수색이 돌기 시작했는데 진하게 마시고 싶어서 시간 대중 없이 넣어뒀다가 수색을 보고 작두콩차를 빼냈어요.
보리차와는 다르게 구수한 향이 나는데요 살짝 콩비린내가 나는 것도 같은 작두콩차예요. 혀끝에 닿은 작두콩차에서 단맛이 느껴지다가 끝에 아주 미세하게 수렴감이 느껴져요. 그래도 구수한 맛이 커서 전혀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어요. 미지근하게 식혀서 아이에게 주니 고소하다고 잘 받아 마셔요. 작두콩을 우려 마시면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항산화물질을 섭취하기 좋다고 해요. 아이의 기관지와 마른기침 증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은 생기네요. 의학적으로 어떨는지 모르겠으나 작두콩차로 마음의 위로는 받는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