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엔딩 - 이도연 소설
소설, 비혼엔딩의 문장을 소개합니다.
“너는사촌이먼저결혼하는데배도안아프니? ”
"응. 안 아파."
선택받지 못한 채로 나이 드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최소한 동정이라도 받을 테니까. 서른다섯, 주체적으로 인생을 선택하려 하면 나대지 말라고 손가락질만 받을 뿐이다. 기혼자로서 가정을 이루며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미혼인 채로 나이 드는 건 부모뿐 아니라 국가에 대한 반항으로 여긴다.
-
“나 이제 비혼주의자야! 그렇게들 알어!”
왜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니? 왜 프러포즈를 받고 기뻐하지 않는 거니? 왜 망설이는 거니? 내가 듣는 질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데 하고 싶은 대답은 다양하고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데 홧김에 비혼 발표를 하자 해방감이 드는 동시에 내가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 알 것 같았다.
세상이 정해 놓은 기준을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는데 이젠 그 기준을 허물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내 기준은 내가 만들고, 어디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한다. 그 누구도 아닌, 나다운 사람으로 살겠다고.
내 기준은 내가 만들고, 어디에서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한다. 그 누구도 아닌, 나다운 사람으로 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