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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훈 Jun 04. 2024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과 나쁜 음식, 좋은 음식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 1820~1910년)! ‘코로나19’와 ‘간호사’가 언급될 때 종종 소환되는 위대한 인물이다. 영국의 간호사이며 통계학자인 그녀는 병원 의료제도의 개혁자다. 크림전쟁(1851~1854년) 때 이스탄불의 야전병원장으로서 부상한 군인들을 돌보며 근대 병원시스템과 간호체계의 단초를 제공했다.

숭고한 인류애를 실천해 '백의의 천사', '등불 든 여인', ‘램프를 든 천사’ 등으로 불리는 나이팅게일은 크림전쟁 당시 의료 물자 확보를 위해 망치를 들기도 했다. 이 같은 저돌적인 행동으로 ‘망치를 든 여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크림전쟁에서 활약한 나이팅게일은 영국 귀족의 딸로 태어났다. 당시 유럽의 상류층에서는 르네상스 발상지인 이탈리아 여행이 유행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결혼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3년간 신혼을 즐겼다. 이 기간에 부부는 두 딸을 낳았다. 둘째인 나이팅게일은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부부는 아이의 이름을 피렌체의 영문 표기인 플로렌스로 지었다.


나이팅게일은 가정교사로부터 역사, 철학, 종교, 외국어를 배웠다. 교육 과정에는 많은 상류층 인사와의 교류, 예술과 인문학이 숨 쉬는 유명 도시로의 여행도 포함돼 있었다. 수학과 정보처리 능력에 재능을 보였던 그녀는 17세에 돌연, 간호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프고 병든 이를 위한 헌신이 하나님이 자신에게 부여한 소명임을 밝힌 것이다.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되던 당시 영국은 빈부격차가 극심했었다. 부자들은 의사들을 자택으로 불러 치료받았고, 빈민이 이용하는 의료시설은 요양원, 고아원 기능도 겸하고 있었다. 돌볼 가족이 없는 극빈자, 전염병 환자가 입원하는 병원은 환경이 아주 열악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사회적 인식도 높지는 않았다.


나이팅게일 부모는 딸의 간호사 희망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귀족의 직업으로 간호사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이었다. 그러나 나이팅게일은 독학으로 간호와 공공 보건을 공부했다. 또 독일 이집트 등에서 간호 실무교육을 받은 뒤 숙녀병원 간호부장으로 일했다. 그녀는 간호와 병원 경영에서 성과를 보였다..


이때 크림전쟁이 터졌다. 종교를 명분으로 내세운 크림전쟁의 속내는 러시아의 남진 정책에 맞선 오스만제국(티르키에), 영국, 프랑스, 프로이센(독일), 사르데냐(이탈리아)의 이해관계가 얽힌 전쟁이었다.


영국 신문 ‘타임지’에는 전보로 전송된 참혹한 전쟁상황이 계속 보도됐다. 영국은 전투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병사를 잃곤 했다. 열악한 위생으로 인한 병력손실이 전투로 인한 사상보다 더 많았다. 허버트 영국 국방차관으로부터 부상자 병동 관리 요청을 받은 나이팅게일은 1854년 11월에 38명의 간호단을 조직해 이스탄불의 야전병원에 도착했다.


극히 비위생적인 환경에 사실상 방치된 부상병들은 각종 전염병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녀는 세탁소를 차려서 더러운 부상병의 옷을 빨고, 의무기록을 만들었다. 부상병의 배설물과 오수 처리, 의료 물품 집중관리, 간호사 직제확립, 군 병원 경영 일신 등을 통해 열악한 위생환경을 개선했다. 그 결과 40%대인 부상병의 사망률이 2%까지 떨어졌다.

이 무렵에 나이팅게일은 질병과 사망률 관계를 밝히는 '장미도표‘를 만들었다. 이 분석을 통해 총상을 입지 않은 병사들이 속속 죽어가는 통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그녀는 ‘나쁜 음식과 나쁜 공기만으로도 속절없이 죽는 근대사의 가장 정교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깨끗한 위생환경이 사람을 살린다고 생각한 그녀는 길고 좁은 병실에서 제대로 환기되지 않은 공기를 감염원으로 믿었다. 물론 실제 감염은 바이러스, 세균에 의한다. 그러나 크게 보면 나이팅게일의 나쁜 공기에는 바이러스와 세균도 포함될 수 있다. 나이팅게일의 간호노트(Notes on Nursing)에서 ‘간호사들은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얼굴도 자주 씻으면 더 좋다’고 적었다. 감염을 우려해 손 씻기와 개인위생을 강조한 것이다.


그녀의 이 주장은 코로나19 시대에 더 빛을 발했다. 코로나19는 손을 통한 분비물 접촉으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화장실 등의 손잡이가 주된 감염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습관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2020년 영국 NHS에서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임시 병원들의 이름을 나이팅게일 병원으로 이름했다.


그녀가 언급한 나쁜 음식은 부패한 음식, 영양가가 부족한 음식, 환자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생각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나쁜 음식과 좋은 음식을 가릴 수는 없다. 모든 음식에는 영양학적 가치가 있다. 원활한 신진대사를 위해서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다. 다만 체질 등에 따라 특정 영양소가 결핍되거나 과잉되면 건강에 좋지 않을 뿐이다.


상대적 개념으로 음식의 영양학을 파악해야 한다. 영양과잉 시대에서 채소와 과일 섭취는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육류 등의 섭취가 전제되어야 한다. 채소와 과일이 주가 되면 인체에 필요한 특정 영양소 결핍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비만인 사람에게 좋은 음식이 마른 사람에게 맞지 않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의 기본은 운동과 함께 열량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비만인에게 좋은 음식은 조금 먹어도 배부르고, 체지방 분해에 도움 되는 식품이다. 녹차, 식초, 고추, 달걀, 견과류, 커피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반면 마른 사람은 근육의 원료인 단백질 섭취 후,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체내 흡수가 잘 되는 식물성 단백질의 대표가 콩이다. 음식은 잘 먹으면 약이지만 내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된다. 일반적으로 편식은 좋지 않고, 지속적으로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건강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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