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이 당신이면 좋겠다
말이 필요하다면
말이 소용이 이미 없었을 수도
있었다.
서류와 '약속'으로
개인 사이의 관계 정립은
정확하게 하기에 역부족이었고,
지킨다고 한들
시간의 거듭은
그러한 '노력'에
정당한 보상과
적절한 구속을 제시하는 듯
보였다
일련의 정의는
일련의 증거로
그 힘을 얻는 듯 보이지만
많은 것들은 이미
일련의 규칙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이고
가을이어야 하는 규칙을
깬
날씨는
선선한 바람이 아닌
약간 화가 난 기온을
선사한다.
월이 바뀜이
하나의 지표로 느껴지게 되고
그렇게 한 시간의 단위가
너무 길었던 아이는
세월의 속도를 비로소
실감하며
'나이 들어감'의 대열에
인생의 길을 올리게 되는 듯
'나이'라는 말과 숫자가
무색함도
깨닫는 중이다.
2살이 3살되는 사건은 굉장하지만
30이 넘어가면
몇 살보다는
첫 자리 수의 변화가
사람을 움찔하게 하고
흰 머리의 솟아남이
젊음에의 열정을 민망하게 한다.
좋게 살아보려 하면
건드는 사람들이 있고
잔뜩 화가 나서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 달래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듯
죽어란 법도
그렇다고 살아란 법도 없는
세상의 파도를 타는 중이다
그 파도타기의 중심은 물론
서핑보드 위의
개인의 코어의 힘이겠지만,
정말 강한 파도는 탈 수 없음도
알지 못하지 않는다
쌀쌀함이
시선을 '누군가'에게
자주 두게 하지만,
그리하여 당연하게 곁에 있어
줄 사람은 없는 방식으로
그리하여 나 또한
누군가를 위해 당연하게 곁에 있어 줄
역량이 안되는 방식으로
그리하여 만남의 소중함도
알겠고
헤어짐의 아쉬움도 알겠다는 사람의
퇴근길은 역시
나그네의 귀향길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뿐인 사실이
한 개인을 특정한
감정에 고이게 한다
돌아가는 곳이
당신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직접 말할 수나 있었으면
글을 쓴 적 없이 살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