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차인과 이지은의 과거
3화. 첫 임차인, 첫 위기
회의실의 공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게임판 위에 세워진 건물 모형들이 어색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듯했다.
마스터가 손목시계를 슬쩍 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각자 소유한 건물에 첫 임차인을 유치해야 합니다.
단, 임차인의 만족도가 낮으면 건물 소유권이 몰수될 수도 있습니다.”
도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임차인까지 직접 찾아야 하는 거예요? 혹시… 게임 안에 중개사도 있나요?”
박세진이 피식 웃었다.
“중개사는 없지만, 네가 잘하면 너를 중개사로 오해하고 연락 올 수도 있겠지.”
이지은은 노트북을 펼치며 말했다.
“임차인 데이터베이스가 있으면 좋겠는데… 설마 직접 발로 뛰라는 건 아니겠죠?”
마스터가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게임이니까, 상상력을 발휘해 보세요.”
강남 오피스텔의 도윤
도윤은 강남 오피스텔 앞에 서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임차인 구하기… 내가 부동산 앱을 뒤지는 날이 오다니.”
그때, 한 남자가 다가왔다.
“혹시 여기 방 있나요? 회사가 근처라서요.”
도윤은 반가워서 목소리가 커졌다.
“네! 방 많아요! 원하시는 방향, 남향도 있고 북향도 있고… 심지어 동향은 햇빛이 아주 잘 들어요!”
남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월세가… 혹시 조금 깎아주실 수 있나요?”
도윤은 잠시 고민하다가,
“아… 게임이니까, 깎아드릴 수 있습니다. 대신, 만족도 평가만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고는 속으로 ‘이게 진짜 협상이지’라고 생각했다.
홍대 상가의 박세진
박세진은 홍대 거리를 거닐며 상가 앞에 섰다.
“이곳이 바로 내 첫 투자처라니, 감회가 새롭군.”
그때, 한 젊은 여성이 다가왔다.
“여기 혹시 가게 내놓으셨어요? 저 카페 창업하려고요.”
박세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카페라… 홍대랑 잘 어울리죠. 대신, 인테리어는 직접 하셔야 합니다.
제가 인테리어 감각이 좀… 90년대 감성이라.”
여성은 피식 웃으며
“그럼, 계약서에 ‘인테리어는 임차인 부담’이라고 적어주세요.”
라고 말한다.
박세진은 속으로 ‘이렇게 쉽게 계약이 되다니,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네’라고 생각했다.
판교 아파트의 이지은
이지은은 판교 아파트 단지 앞에서 노트북으로 임차인 후보를 검색했다.
“데이터상으로는 30대 직장인이 가장 만족도가 높을 텐데…”
그때, 한 남성이 다가왔다.
“혹시 여기 전세 있나요? IT 회사 다니는데, 출퇴근이 편해서요.”
이지은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전세 가능합니다. 대신, 아파트 내 와이파이는 제가 직접 관리합니다.
속도 느리면 바로 연락 주세요.”
남성은 놀란 듯
“와, 집주인이 IT 전문가라니 든든하네요.”
라고 답했다.
이지은은 속으로 ‘이 정도면 임차인 만족도 만점 각’이라고 생각했다.
게임판으로 돌아와
네 사람은 다시 회의실에 모였다.
마스터가 각자의 결과를 확인하며 말했다.
“모두 임차인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만족도 평가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이제 각자의 건물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도윤이 작게 중얼거렸다.
“설마… 벽에 곰팡이 피는 건 아니겠죠?”
박세진이 툭 던졌다.
“난 갑자기 카페에서 고양이 카페로 바뀌는 건 아닐까 걱정되네.”
이지은은 진지하게 말했다.
“와이파이만 멀쩡하면, 저는 괜찮아요.”
마스터가 잔잔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이제부터가 진짜 게임입니다.
현실과 게임, 그 경계에서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하겠습니다.”
4회. 이지은의 과거, 그리고 선택의 이유
임차인 유치 미션을 끝낸 네 사람은 각자의 건물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지은은 판교 아파트 단지 벤치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도윤이 다가와 옆에 앉았다.
“이지은 씨, 혹시 임차인 만족도 확인했어요? 와이파이 속도는 괜찮아요?”
이지은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네, 임차인분이 만족하신다고 하네요. 다행히, 아직까지는 아무 문제없어요.”
그러고는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근데, 사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죠.”
도윤이 호기심 섞인 눈빛으로 이지은을 바라봤다.
“혹시, 이지은 씨가 이 회사에 들어온 이유가 따로 있는 거예요?”
이지은은 대학 시절부터 IT와 데이터 분석에 흥미를 가진 천재였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장점은, 단순히 코딩 실력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을 데이터로 읽어내는 통찰력이었다.
“저는 원래,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패턴을 분석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대학 때는 심리학과 컴퓨터 공학을 복수 전공했죠.”
졸업 후, 이지은은 대형 IT 기업에 입사했다.
처음엔 데이터 분석가로 일했지만, 점점 회사의 시스템과 사람 사이의 괴리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회사에서 뭔가를 바꾸려고 하면, 데이터만 믿고 결정하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현실은 데이터만으로 해결 안 되는 일이 훨씬 많았죠.”
그녀는 한 프로젝트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다.
“사용자 데이터만 믿고 서비스를 바꿨더니, 오히려 불만이 훨씬 많아졌어요.
그때, 데이터는 분명히 옳은 선택을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이 실패는 이지은에게 큰 상처가 됐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그녀는 자신감을 잃고, 한동안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사람과 데이터 사이의 경계를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
어느 날, 이지은은 ‘미래를읽다’라는 부동산 회사의 공고를 봤다.
“부동산 데이터와 사람의 선택을 직접 연결하는 게임형 서비스?
이건 내가 꿈꿨던, 데이터와 현실의 경계를 넘는 일이잖아.”
이지은은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작성했다.
“저는 데이터만 믿고 살았던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사람의 선택이 어떻게 데이터로, 또 현실로 이어지는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죠.”
입사 면접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실패도 많이 해봤고, 그 실패 덕분에 더 많이 배웠어요.
이번엔, 데이터와 사람 사이에서 진짜 미래를 읽고 싶어요.”
판교 아파트 단지 앞에서, 이지은은 도윤에게 말했다.
“이번엔 임차인분이 ‘와이파이 속도가 빠르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그 말 한마디에, 왠지 모르게 뿌듯하네요.”
도윤이 웃으며 덧붙였다.
“이지은 씨는 역시, 데이터만큼이나 사람도 잘 챙기네요.”
이지은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아니에요, 그냥… 혹시나 불만이 있을까 봐 미리 준비했을 뿐이에요.
게임이든 현실이든, 사람이 만족해야 진짜 성공이니까요.”
마스터가 다가와 말했다.
“이지은 씨의 선택이, 게임 전체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네요.
데이터와 인간, 그 경계를 넘는 사람이 필요했어요.”
[다음화 예고]
이지은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네 사람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각자의 건물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찾아오고,
이지은 역시 또 한 번의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KBS 자본주의학교 출연한 부동산 조기교육 보드게임 건물주마블입니다 ^^ : 건물주마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