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 May 14. 2024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부처님 오신 날(대흥사, 전라남도 해남)


시절인연   


불가 용어에 시절인연이란 게 있다

모든 인연에는 오고 가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만나게 되어 있고

무진장 애를 써도 만나지 못할 인연은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이나 일 ,

물건과의 만남도 또한

깨달음과의 만남도 그 때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혹은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시절 인연이 무르익지 않으면

바로 앞에 두고도 만날 수 없고

손에 넣을 수 없는 법이다

만나고 싶지 않아도

갖고 싶지 않아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밖에 없다

헤어짐도 마찬가지다


헤어지는 것은 인연이 딱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재물이든 내 품 안에 내 손 안에서

영원히 머무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재물 때문에 속상해하거나

인간관계 때문에 섭섭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작자미상


카페 에스프레소, 대흥사 앞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이 우리가 가진 인생의 전부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