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담담댄스

나는 춤을 잘 춘다. 비트를 느끼고 리듬에 맞춰 연습해 둔 어떤 동작을 해야 하는 춤이라면 자신 있다. 아직도 노래방에 가면 내게 <Smoke>를 리퀘스트하는 이들이 적잖다. 바다만큼은 아니어도 얼추 맛은 낸다. 믿어주길 바란다. 사실 이런 춤은 되게 쉽다. 연습하면 된다. 결국 몇 가지 스텝 기반으로 약간의 변주만 주는 정도다. 동작이 정해져 있으니, 잘 추는 사람을 계속 따라하다 보면 잘 출 수밖에 없다. 음악도 많이 들으면 좋다. 결국 춤의 디테일은 다 리듬감이거든.


우리 긴 춤을 추고 있어
자꾸 내가 발을 밟아
고운 너의 그 두 발이 멍이 들잖아
넌 어떡해 어떻게 해야해

이 춤을 멈추고 싶지 않아
그럴수록 맘이 바빠
급한 나의 발걸음은
자꾸 박자를 놓치는 걸


춤을 멈추고 싶지 않다면 맘이 바쁠 게 아니라 몸이 바빠야지. 연습 안 할 거야?! 발을 밟을 수준이라면 그냥 추지 마라






나는 춤을 못 춘다. 우러나오는 흥과 무드를 몸에 받아들여 추는 춤사위. 누군가 춤을 잘 춘다고 한다면 그 춤은 막춤이어야 한다. 어떠한 음악이 나와도 어울리는 몸짓과 그루브. 나는 막춤이 너무 어렵다. 고작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통아저씨의 무브를 변주해 웃음거리로 전락해 버리는 것뿐. 그럴듯한 막춤이야말로 내가 현대무용을 동경하는 이유이자 병신춤의 대가 공옥진 여사님을 존경하는 이유다. 근육과 관절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하며 그게 음악의 무드와도 맞아야 한다. 보는 사람의 감탄이 아닌, 페이소스(Pathos)를 유발하는 춤. 막춤은 연습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타고나야 한다.


이제는 늦은 밤 방 한구석에서
헤드폰을 쓰고 춤을 춰

귓가를 울리는 슬픈 음악 속에
난 울 수도 없는 춤을 춰



내 필명의 추구미이자 무드 그 잡채






문득 이 노래를 듣다 이 구절만 나오면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자, 이제 '춤'을 '글'로 바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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