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창력이 압도적인 가수들의 노래를 잘 찾아 듣지는 않습니다. 가요는 곡과 말이 결합된 종합예술이고, 어떤 곡은 말이 다했다 싶은 것들도 있거든요. 근데 유독 이 노래만큼은 성량만큼, 성량보다 더 큰 울림이 있었어요. 이 노래는 숫자로 나누는 겨울과 봄의 경계 말고요, 피부로 느끼는 겨울과 봄의 흐릿한 점이지대서 들으면 참 좋아요. 딱 이 맘 때요.
봄날은 실로 찰나 같아, 찬란하지 않나요. 얇은 옷을 걷어 입고 피부로 이 시절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네가 떠난 그 후로 내 눈물은 얼 수 없나 봐
얼어붙고 싶어도 다시 흐른 눈물 때문에
널 잃은 내 슬픔에 세상이 얼어도
날이 선 미움이 날 할퀴어도
뿌리 깊은 사랑을 이젠 떼어낼 수 없나 봐
처음부터 넌 내 몸과 한 몸이었던 것처럼
그 어떤 사랑조차 꿈도 못 꾸고
이내 널 그리고 또 원하고
난 네 이름만 부르짖는데
다시 돌아올까 네가 내 곁으로 올까
믿을 수가 없는데
믿어주면 우린 너무 사랑한
지난날처럼 사랑하게 될까
그때의 맘과 똑같을까
계절처럼 돌고 돌아
다시 꽃 피는 봄이 오면
기다리는 이에겐 사랑 말곤 할게 없나봐
그 얼마나 고단한지 가늠도 못 했었던 나
왜 못 보내느냐고, 왜 우냐고
자꾸 날 꾸짖고 날 탓하고
또 그래도 난 너를 못 잊어
다시 돌아올까 네가 내 곁으로 올까
믿을 수가 없는데
믿어주면 우린 너무 사랑한
지난날처럼 사랑하게 될까
그때의 맘과 똑같을까
계절처럼 돌고 돌아
다시 꽃 피는 봄이 오면
참 모질었던 삶이었지만
늘 황폐했던 맘이지만
그래도 너 있어 눈부셨어
널 이렇게도 그리워 견딜 수가 없는 건
나 그때의 나 그날의 내 모습이 그리워
시간에게 속아 다른 누굴 허락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 서로 묻고 산다고 해도 날 기억해 줘
한순간이지만 우리가 사랑했다는 걸
너와 나눈 사랑은 참 삶보다 짧지만
내 추억 속에 사는 사랑은 영원할 테니까
꼭 찰나 같아 찬란했던 그 봄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