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기록 38

하기 쉬운 게 최고입니다.

by 꿩니

아마 창작자라면 한 번쯤은 (아니 여러 번, 혹은 종종)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져봤을 것이다.

나도 수십 번 가지면서도 정작 '무엇을?' '어떻게?'에는 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냥 마냥 열망만 가지고 있었을 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며 내가 어떤 것을 잘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말이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가져 보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

결과적으로는 한 20프로 정도 도달한 거 같지만 크게 두 가지 깨달은 점이 있다.


1. 거창하고 좋은 작품을 하려고 하지 말자.

다 할 수 있는 작업으로 하자. 해봐야 늘기 때문에... 아무리 내 딴엔 대작을 한다 해도 안 해보면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정말 단순한 이야기도 우선 다 해봐야 아는 것.


2. 손에 잘 잡힐 때 끝까지 해야 한다.

나중에 하려고 하면 질리거나 그때만큼 안 좋아 보인다. 손에도 잘 안 잡히기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끝까지 달궈봐야 한다.

그간 수십 번 불씨를 제대로 관리 못해서 하다 만 작업이 수십 개는 될 것이다.


1번과 비슷한 맥락으로 2번까지 가지 않으려면 하기 쉬운 게 최고인 것 같다. 그래야 완성하니까.

어려우면 2번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읽기 쉬운 책이 최고듯(개인적 생각이지만 우선 읽혀야 읽으니까요) 하기 쉬운 게 최고인 것이다!!!!!


종종 오랫동안 손 놨던 수작업을 시도하려고 했었다.

결과는 아무리 과거에 내가 오래 했어도 텀이 너무 길기 때문에 잘 되지 않는다.

사실은 부담스러워서 시작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냥 낙서 식으로 우선 하기 쉬운 거부터 하자란 맘으로 아크릴 마카를 구입했다.

조금씩 벗어나 봐요, 차근차근.

(사실 영어 공부도 이런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가 통역가 될 건 아니니까 욕심을 버려야만

오래 공부할 거 같거든요...)

94C175DB-D6F9-4C82-A16D-59AA563E5B72.jpeg 아크릴 마카도 나름의 맛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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