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당신도 '빵야'를 해 본 적이 있나요?

by 로미코샤Romicosha

당신도 현관 앞에서 ‘빵야’를 쏘신 적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아마도 당신을 위한 이야기일 겁니다.


그날 저는 문을 잠그고, 잠겼다는 표시로 양손을 권총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빵야!”

그리고 몇 걸음 가다가 다시 멈췄습니다.

“그런데... 나 방금 빵야 했나?”


솔직히 말하면 저도 압니다. 이런 행동이 전혀 쓸모없다는 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손은 이미 다시 열쇠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강박은 늘 그렇게 시작됩니다. 웃기고, 귀찮고, 때로는 몹시 괴롭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히 꼼꼼하거나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늘 수십 번의 최악의 시나리오가 재생됩니다.

“혹시 집이 털리면?” “불이 나면?” “내가 누군가를 다치게 하면?”

그리고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또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아이러니한 건, 당사자인 저조차 이걸 우습게 본다는 겁니다.

몰래 수행하는 ‘빵야 작전’은 액션 영화 같고,

불을 끄고 사진까지 찍는 모습은 코미디 같으며,

발과 얼굴 사이에 절대적 경계선을 긋는 건 거의 물리학 실험에 가깝습니다.


강박은 불편하고 피곤합니다.

그럼에도 동시에 블랙코미디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기록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웃픈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그 안에 숨어 있는 심리를 들여다보고,

제가 시행착오하며 찾은 작은 변화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다만 이건 완벽한 극복기가 아닙니다.

여전히 빵야를 하고, 여전히 확인을 반복하는 사람이 쓴 현재진행형 기록입니다.

치료법도 아니고, 해답도 아닙니다. 그냥 한 사람의 솔직한 일기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건 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강박이 제 삶의 일부라는 걸 인정하는 일,

그리고 그걸 웃음으로 바꿔보려는 작은 시도 말이죠.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 부디 기억해 주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당신의 ‘빵야 작전’이 아무리 이상해 보여도 그것 때문에 스스로를 나쁘게 여기지 마세요.

우리는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과 협상하며 살아가고 있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