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로스코프 여행을 하며 쓴 에세이
파리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나는 로스코프로 향했다.
파리 기차역에서 4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역에서 내려 30분간 버스를 타고 로스코프에 도착했다. 피곤해서 기대어 잠을 자고 있었는데 내릴 때쯤 버스에서의 풍경을 보게 되었다. 작은 바다 마을에 촘촘하게 벽돌집들이 줄지어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반짝이는 바다가 있었다.
여기는 어떤 마을일까 이곳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 구글지도, 인스타그램 같은 미디어를 찾아서 로스코프를 검색하였지만 정보가 많이 없었다. 몇 없는 숙소에서 제일 맘에 드는 곳에 예약을 했고 숙소 근처에 있는 로컬식당과 카페를 가야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로스코프에 도착한 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도 쓰지 않고 잠시 멈추어 바다를 바라보았다.
꼬불꼬불한 잎사귀와 진한 분홍색꽃, 주황색꽃, 보라색꽃이 옆에 있었고 그 길을 걸어 숙소로 향했다.
걸어가는 중에 작은 책장을 보았다. 이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쓰는 책장이라고 한다. 재밌게 읽은 책들을 서로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다음날 아침 7시에 눈이 떠졌다. 샤워를 하고 로션을 바르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땡땡이 셔츠가 입고 싶어 졌다. 그리고 파리에서 산 매니큐어를 바르기 시작했다.
준비를 다하고 밖으로 나갔는데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고 상점들은 하나같이 문이 닫혀있었다. 이곳에서의 식당들은 보통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오픈을 하고 6시부터 9시까지 다시 오픈을 한다. 마트나 약국 상점들 초콜릿가게는 예외이긴 하나 내가 있는 동안 작은 상점들은 언제 오픈할지 모르기에 열려있으면 무조건 구경하러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상점에 들어갔을 때 충동적으로 소비를 하게 되었다.
나는 숙소에서부터 바닷길로 산책을 하였다. 따사로운 햇빛과 바다내음이 가득했다. 처음 보는 꽃들을 구경하며 이리저리 보고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색색의 보트들도 구경을 하였고 내 옆에는 어느샌가 갈매기들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함께 걷게 되었다. 여기 갈매기는 애완견처럼 도보를 걷기도 뛰기도 한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적은 처음이라 무섭기도 했지만 뒤뚱뒤뚱 걷는 게 오리 같기도 해서 오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새를 무서워하는 나지만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무엇이든 마음먹기 달렸다.
조금 걸어가다 보면 크레페레스토랑이 꽤 있었다. 점심시간마다 지나가면 사람들이 북적여서 이곳은 크레페를 많이 먹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도 이곳에 있는 동안 세 번의 크레페레스토랑을 찾았다. 크레페의 종류가 다양했다. 얇은 동그란 밀에 베이컨, 계란, 각종 야채들, 해산물 등을 얹어 따뜻하게 구워주신다. 마치 한국의 김치전 파전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이곳의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있어 시간대별로 바다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유리구슬처럼 반짝거리는 바닷물이 빠지면 녹색의 비단을 만날 수 있다. 녹색의 이끼와 해초가 얼마나 부드럽고 간질간질하던지
한 부부가 멋진 수영복을 입고 해변을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모습에 약간의 용기가 생겨 발을 담가보았지만 역시나 차가운 바다였다. 가을정도 되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그 부부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나 보다. 조개껍질을 주우며 내 나름의 즐거움을 찾았다.
노부부가 보온병에 티를 담아 와서 바다와 서로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강아지를 산책하는 사람도 바라만 봐도 나른해지는 기분이었다.
방학이 되면 유럽사람들이 휴가로 많이 온다고 하는데 바다에는 서핑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로스코프의 번화가 쪽에는 투어기차가 있다. 30분마다 운영을 했고 사실 공영화장실을 찾다가 기차가 바로 앞에 있어 타게 되었다. 알고 보니 공영화장실 앞은 사람들을 태우고 내려주던 기차가 정차하는 장소였다.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기차를 타고 가는데 내 앞에 승객들은 모두 나이가 있으신 할머니, 할아버지였다. 초콜릿을 나눠드시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 그리고 종종 귀여운 강아지도 함께 기차를 탔다. 풍경은 말도 못 하게 아름다웠고,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동네 곳곳을 가볼 수 있었다. 집마당에 배와 노가 있기도 하고 마치 우리나라 제주도 정낭처럼 비슷한 느낌의 대문을 볼 수 있었다. 그 대문을 보는 순간 안전한 동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알리오올리오 파스타 맛이 나는 해산물 가득한 찜요리를 먹고 마트에 들러서 과일도 사고 초콜릿가게에서 먹고 싶었던 초콜릿을 한가득 사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창문에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고양이는 하루의 끝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해 주었다.
투명하고 보드라운 구름처럼 나에게 로스코프는 솜사탕 같은 곳이었다.
로스코프를 기억하며 by Romi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