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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맘 Apr 09. 2020

요즘 9세, 6세 남매와 즐기는 가족 놀이 리스트.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내 자식과의 거리는 격하게 가까워 지는 중.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아이패드의 활용은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아이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토록 도와줄 수는 없을까? 


이것이 요즘 저의 화두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여기에 치명적인 조건이 두 가지 붙는다는 거죠.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친구 하나 없지만'. 

 (두둥;)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세계적으로 장기화 되고 있는 요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 요즘 저희집에서 종종 하고 있는 놀이들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많이들 하고 계실 '그림 그리기'나 ‘블럭 놀이’같은 일반적인 놀이는 빼고 또 특별한 준비물 없이도 가능한 것들 위주로만 적어볼게요. 잘 알려진 놀이는 설명 없이 이름만 나열할텐데  상세 규칙 등 더 궁금하시면 검색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잘 정리된 정보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먼저 마당이 있든 없든, 실내에서 층간소음 걱정 없이 할 수있는 놀이부터 적어볼게요. 


* 실내 땅따먹기 : 커다란 종이와 연필을 준비하고 조그만 구슬이나 주사위, 공깃돌 등등 아무거나 이용해 땅따먹기 놀이를 합니다. (마당이 있는 경우엔 분필로, 흙밭이 있는 경우엔 나뭇가지로 할 수 있어 더 좋습니다만 집앞 문방구에서 큰 전지를 하나 사다가 거실에 펼쳐놓고 할 수도 있습니다.)


* 전기 게임 : 이불속에 손을 넣어 빙 둘러앉아 동그랗게 맞잡은 뒤 술래에게 전기를 보내는 게임입니다. 술래는 전기를 최초로 흘려보낸 사람을 눈치껏 맞추는 거죠. 저희집에선 의외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놀이인데 비오는 날이나 밤에 난롯가에 모여 앉아 하면 분위기가 더 좋아요. 


* 마피아 게임 : 유명한 눈치 게임 중 하나이죠? 좀 큰 아이들의 경우 천연덕스럽게 잘 속이기 때문에 더욱 재밌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어설프게 하는 모습이 귀엽고요. 요즘은 비슷한 게임으로 윙크게임도 있더군요. (술래가 아무도 몰래 살짝 누군가에게 윙크를 보내면 윙크를 받은 참가자는 갑자기 '으악'하고 죽어야 합니다. 나머지 참가자가 술래를 찾아내야 합니다. 끝까지 안 들키고 전부 다 죽이면 술래가 승리!)


* 이불이나 커다란 보자기 속에 물건을 감추고 손을 집어넣어 만지면서 촉감으로만 어떤 물건인 지 맞추기 : 두 명이 팀을 이뤄 양볼을 맞대고 볼의 촉감으로만 맞추거나 발로만 맞추는 등 여러 버전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 안대로 눈가리고 조용히 걸어다니며 술래잡기 (뛰면 다쳐요. 위험한 물건은 미리 꼭 치우고 하세요.) 


* 집안의 모든 쿠션과 베개 꺼내어 탑쌓고 무너뜨리고 그 위에 뛰어들어 뒹굴기 (어린 아이들일수록 의외로 굉장히 좋아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몸쓰는 놀이로 좋아요.) 


* 웃음 참기 놀이 : 농담을 하든 웃긴 표정을 짓든 뭘 해서든 술래를 웃겨야 합니다. 술래는 물론 최대한 웃지 않고 참아야겠죠. 어른vs아이들 팀을 나눠서 해도 좋아요. 저희 아이들은 덕에 요즘 웃긴 이야기를 새로 개발한다고 열심입니다. 


*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그것이 무슨 그림인 지 맞추는 놀이. 아직 그림 실력이 서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면 어른들이 맞추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대상을 고르고 살펴보거나 상상해서 세심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관찰력 기르기에 특히 좋아요. 


* 몸으로 말해요 : 한 명씩 앞에 나가서 몸으로 무언가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지켜보던 관객들이 정답을 맞추는데요. 맞춘 사람이 또 앞에 나가서 문제를 냅니다. 아이들이 어리면 주제를 한 가지 정해서 그 안에서만 대상을 고르면 좋아요. 예를 들면 동물, 음식, 우리 집에 있는 물건 이런 식으로요. 저희집 인기 놀이 입니다. 일종의 연극 놀이지요. 표현력과 발표력 기르기에 정말 좋습니다. 


* 소리내지 않고 말하면 입모양만 보고 무슨 말인 지 맞추기 : 옛날 추억의 가족오락관, 그 느낌 아시죠~?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리는 것이 포인트!


* 재활용 쓰레기통 뒤져서 아무거나 만들기. 상자, 유리병 등등은 만들기의 좋은 소재가 됩니다. 글루건이나 본드, 가위, 색종이, 물감, 굴러다니는 리본끈 등 있는 것 아무거나 꺼내주세요. 어차피 버릴 재활용 쓰레기이니 다 만들어진 작품은 하루이틀 전시했다가 적당히 버립니다. 


* 한붓 그리기 : 인터넷에 한붓그리기 라고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요, 참고해서 종이위에 몇 개의 점을 찍어 주고면 아이들이 그 점을 따라다니며 연필을 한 번도 떼지 않고 한 번에 연결하여 어떤 모양을 완성하는 거에요. 초등학교때 해봤던 기억 나시죠? (잘 모르신다면 검색을...) 의외로 6살 저희집 딸도 재밌게 하더라고요. 연령에 맞는 난이도로 아이들 수준에 맞게 해주셔야 아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흥미를 보입니다. 


* 새로운 수학 공식이나 바늘 시계 보기, 리코더 불기 등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 익히기 : 아이가 좋아한다는 전제 하에 재밌게 놀이처럼 해야 합니다. 공부가 아니라 놀이란 것 잊지 마세요. 


* 머리 위에 납작한 물건 올리고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조심조심 걷기. 누가 먼저 도착하나 내기 합니다. 


* 팔씨름, 발씨름


* 인터넷에 '미로 찾기' 검색해서 프린트 해주기 


* 유튜브보며 새로운 종이접기 배우기 : 비슷한 것으로는 새로운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좋아하는 게임이나 만화 캐릭터 등을 쉽게 그릴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채널도 있어요. 


* 어린이 요가 함께 하기 (유튜브 참고합니다.) : 요가가 특히 좋은 이유는 정적인 동작들이라 층간소음 걱정이 덜하기 때문입니다. 


* 실뜨기


* 밀가루로 플레이도우 만들기 


* 물건 숨바꼭질 : 집안에선 숨바꼭질 하기엔 사람 몸이 너무 크잖아요. 숨을 곳이 부족하죠. 그럴 때 물건을 이용해 숨기고 찾아봅니다. 


* 창문에 그림 그리기 : 문방구에 창문 전용 크레파스를 팔아요. 없는 경우엔 종이에 그려서 밖에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붙입니다. 아이들에겐 나만의 전시공간이 생기는 거죠. 


*그림이나 글씨를 써서 나만의 작은 책 만들기 


*이야기 이어가기 놀이 : 한 명씩 번갈아가며 한 두줄씩 이야기를 보태어 하나의 동화를 만드는 놀이입니다. 예를 들면 ‘철수란 아이가 학교에 가는 길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에서 끝낸 뒤 아이에게 넘기는 식입니다. 그렇게 모두 번갈아가며 이야기에 살을 붙여 나갑니다. 아이들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만들어내요. 시공간의 제약도 없고 상상력이 마구마구 날개를 달아요. 정말 재밌고 멋진 이야기가 탄생할거에요. 


*기다란 막대기나 줄넘기를 이용하여 림보게임 


*새로운 요리 메뉴 개발하기 대회 : 그림을 그리고 요리법을 설명해서 프레젠테이션하고 다수결 투표로 1위를 골라요. 선정된 요리는 그 날의 저녁 메뉴가 됩니다. 꼭 그 요리법을 그대로 따라야 재밌겠죠?


*아이들에게 핸드폰 등 작고 안전한 카메라를 주고 직접 작품 사진을 찍게 한 뒤, 가족들끼리 콘테스트를 합니다. 1등에겐 가벼운 혜택이나 상품을 줘요. 무비나잇에 영화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거나 하는식으로요. 큰 아이들은 스탑모션 무비나 동영상으로도 가능하겠네요. 


요즘 뉴질랜드는 셧다운 상황이라 노동인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재활용 쓰레기는 수거를 안해요. 쌓여가는 쓰레기... 아이들 만들기 재료로 활용합니다.


다음으로는 층간 소음 걱정이 없거나 야외에서 하기 좋은 놀이들도 말해볼까요? 


*줄넘기를 이용하여 '꼬마야 꼬마야' 놀이


*고무줄이 있다면 고무줄 놀이 


*사방치기 (1234놀이) : 분필이나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하여 놀이판을 그립니다. 팔짝 팔짝 뛰며 그간 모자란 운동량을 채우는데 좋아요.


*비석치기 : 납작한 돌 몇 개 주워서 합니다. 집에서는 종이로된 블럭 같은 걸로 어린 아이들과도 할 수 있어요. 


*커다란 장바구니나 비닐봉지, 푸대자루 등을 이용하여 안에 몸을 집어넣고 캥거루처럼 뛰어 달리기. 영어로 Sac race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뭐라고 하나요?


*2인 3각 달리기 


*신발 던지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멀리 뛰기 시합 


*수건 돌리기 


*보물 찾기 : 뉴질랜드에서는 마당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풀이나 꽃의 리스트를 만들어 나눠주고 아이들이 찾은 항목에는 체크해서 지워나가는 식으로 많이 합니다. Scavenger hunt라고 하지요. 집안에서도 할 수 있겠네요. 


*땅파서 물길 만들기 : 흙으로 된 땅이 있다면 삽, 양동이만 쥐어줘도 잘 놀지요. 


*흙이나 돌멩이 등등 이용하여 장난감 자동차 트랙 만들기 : 언덕이나 장애물 등등 만들어 놀면 좋습니다.  


*술래잡기, 이어달리기, 장애물 달리기 등 달리는 종류의 놀이 


*옆돌기, 물구나무 서기 등새로운 신체 기술 연마하기


*닭싸움


적어 놓고 보니 꽤 되는데, 요즘 어린시절로 빙의하여 골목에서 놀던 기억을 쥐어 짜내고 있습니다. 하하; 역시 전통놀이가 최고네요. 


뉴질랜드 락다운이 결정되고 '나도 아이들도 이제 집에 갇혀 지내야해.'라고 친정엄마에게 메세지를 보냈더니 돌아온 답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이들한텐 좋은 추억이 되겠네.' 


학교 안 가고 집에서 뒹굴 뒹굴, 온종일 엄마 아빠와 붙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아이들에겐 나쁘지만은 않으리라는 것이 할머니 눈엔 보인 것이지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내 자식을 손자 손녀라고 생각하면 화낼 일이 확 줄어든다고. (^^)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내 자식과의 거리가 심하게(?) 가까워지는 요즘, 마음만이라도 적당히 멀리 서서 바라봐주면 어떨까요? 오늘도 가정에 평화가 깃들길 바라봅니다. 흐흐흐...... 


엄마 아빠, 오늘도 화이팅요!



P.S : 여러분의 아이들은 요즘 어떤 놀이를 좋아하나요? 제게도 지혜를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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