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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유 Feb 17. 2023

DDC 디디콘 2023 참석후기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성장을 다루는 새해 첫 성장 콘퍼런스에 가다.

코로나로 인한 제재가 많이 풀려서 강연이나 컨퍼런스 소식도 들리는 것 같다. 마음도 가벼워지는 요즘. 디디콘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디자인 스펙트럼과 멋쟁이 사자처럼이 함께 연합하여 개발자 데이/디자이너 데이로 양일 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던 기업이 많이 있어서 신청을 통해 참여하게 되었다.


신기했던 점은 추첨을 통해 선정된 사람만 입장표를 구매할 수 있었는데 운이 좋게 선정이 되어 갈 수 있게 되었다.


해가 바뀌었으므로, 늘 그렇듯이. 

스스로 디자인에 대한 마음가짐도 끌어올리고 싶었다. 

다른 이들의 경험으로부터 새로운 영감이 필요할 때였다.



무신사에서 테크조직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매력과 도전에 대해서_무신사 송호성 님


어릴 적 스트릿 브랜드를 구매하기 위해 자주 방문했던 무신사는 어딘가 사이트가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사이트가 그렇듯이 어떻게 보면 정돈되지 않았지만, 대형 마트에 진열된 상품들을 한눈에 보기 좋고, 이용하기에는 그리 불편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 무신사가 지금 변화를 위해 테크 조직을 확장하는 기로에 서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직 큰 성과와 결과가 있다기보다는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팀을 확장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주로 설명해 주셨다. 텍스쳐라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레이아웃과 디자인 원칙을 세우고 있었는데 그 점이 되게 무신사가 갖고 있는 옷이라는 속성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디어를 전개하는 과정이 되게 브랜드 디자이너스럽다고 느꼈는데 브랜딩을 경험하신 분이었다. 앞으로의 무신사의 행보가 기대되었다.


INSIGHT_


인상적이었던 질문, 누군가의 작업에 건강한 피드백을 주는 법.

디자이너들도 개발자들이 코드리뷰를 하듯이 팀 단위의 위클리를 하며, 본인이 진행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를 직접 소개한다.(매주) 이를 공유함으로써 옆 동료와의 작업 sync가 맞춰질 수 있을 것 같다.


➡ 공감. 같은 프로젝트를 하지만 나랑 업무가 분리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 사람이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를 때도 있었다. 우리는 하나의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는데 이런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대담함과 섬세함, 롱블랙이 경험을 설계하는 법_롱블랙 김리연 님


개인적으로 이번 디디콘에서 가장 인상을 남겼던 서비스다. 이런 디자인 컨퍼런스에서 소개되는 서비스를 막연히 생각하면 IT의 최첨단을 달릴 것 같은데 롱블랙은 관점을 조금 비튼 아이디어의 서비스다.


롱블랙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보통의 구독 서비스는 얼마를 내면 언제든지 읽을 수 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그 말은 즉, 지금 꼭 읽지 않아도 된다는 말과 같다.

콘텐츠를 무제한 제공합니다.라는 말에 혹해서 구독한 서비스를 통해, 읽지도 보지도 않은 콘텐츠들이 스팸처럼 쌓여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팔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먹어봐야 한다.

So, 하루 단 1개의 최고의 깊이와 밀도 높은 퀄리티를 유지한 아티클을 제공하며 이 아티클을 8장 읽으면 소설책 1권 분량의 글을 읽는 것과 같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롱블랙이라는 이름 자체가 잘 내려진 에스프레소 샷과 딱 맞닿아있다는 점이다.)


또한, 롱블랙은 콘텐츠와 서비스 나아가 공간경험까지 커피와 이어지는 맥락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탬프, 샷, 프로그레스바 모든 것이 커피를 내리고 카페에서 경험하는 행위와 맞닿아 있다. 매우 모던하지만, 동시에 아날로그적인 것에 무척 매료되었다.


INSIGHT_


기존의 텍스트 시장은 좋은 글이 중요했지만, 지금의 텍스트 시장은 조금 다르다. 

“나 ㅁㅁ경제를 읽어.”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나 롱블랙 읽어.”라고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나 이런 거 봐. 하고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 얼마나 재미있고 멋진 생각인가.


미친 듯이 심플.

➡ 롱블랙 커뮤니티를 통해 의견들을 받고 있지만 밑줄 긋기라는 하이라이트 기능을 넣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답변에서 리소스도 부족한 가운데 우리 서비스가 확장하는 데 그게 당장 필요할까? 싶고 아니다 하면 과감하게 그걸 버렸다고 한다. (서비스가 자리 잡기 위해 확장이 필요할 때에서는 잡다한 기능은 우선순위가 아님.)


이는 초기 인스타그램이 리소스 문제로 정사각형 사진 밖에 올리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것은 한동안 인스타그램의 독특한 매력 포인트 겸 아이덴티티로 사랑받았다.

어떤 서비스든 서비스가 제공하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멋진 포장과 홍보는 그다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줬다.


개인적으로 매거진 B의 온라인판의 느낌이 나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2주 이용 후 추가적으로 구독을 결정했다.





"너대로 괜찮아”.. 실리콘밸리에서 통하는 원팀의 비밀_뱅크샐러드 홍성준 님


내가 디자인 컨퍼런스에 많이 가본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세션이었다.


대부분 이런 주목받는 자리에서는 우리가 어떤 것을 해냈다. 어떤 결과를 냈다. 를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홍성준님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 함께 일하는 동료, 팀의 마인드셋에 대해 얘기해 줬다.


기획, 디자인, 퍼블리싱, 개발. 일반적인 회사에서 혼자 일하는 사람은 없다. 보통 같이 협업을 하기 마련이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팀의 방향성과 가치가 얼라인되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시너지를 내는지 너무 좋은 에피소드들을 들었다.


스타트업, 혼자 일하는 디자이너 둘이 일하는 디자이너부터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볼만큼 커다란 그룹의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교류해야 할지에 대해서 말해주신 것도 좋았다.


INSIGHT_

건강한 리더십 마인드에 대해 그는 공감능력, 일관성, 탁월함에 대한 열정, 용기라고 이야기했는데 세부적인 것들은 기재할 수 없지만 많은 도전을 받았다.


정말 많은 부분에서 뜨끔했고, 어쩔 수 없이 연차에 합한 직함을 달지만 그것을 그저 감투라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사실 가능하다면 나는 직급을 떼고 다시 사원이 되고 싶다(?) 진심이다.)


정말 멋진 리더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과 일 하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생각했다.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의 모습을 통해 쉐이핑 되는 것. 

이 말 정말 공감이다. 꼭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냥 삶에 대해서 내가 요새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브랜딩에 대하여_현대백화점 박이랑 님


진짜 웃긴 게, 2019년에 (벌써 5년 전) <심우윤 개인전:모란과 게>라는 전시를 갔었는데 당시 메타버스나 멀티 프로필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지 않았음에도 되게 독특하고 좋은 방향으로 충격받았던 전시였다. 그 전시의 참여 작가 중 한 분이 바로 박이랑 님이었다. 초반에 이력을 짤막하게 소개해주셨는데 내가 무척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 등장해서 되게 반갑고 신기했다.


박이랑 님은 디자이너로 일한 지 엄청 오래되었는데도 아직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한다고 한다. 그리고 보여주신 그래프가 하나 있는데 너무 재미있고 와닿았다.


브랜드의 탄생과 소생 또는 죽음에 관한 그래프. 


브랜드에 대한 그래프지만 사람의 삶, 에너지, 생각, 선택 등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그래프라고 하셨다.


일을 하면서 비즈니스 플랜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공감. 내 아이디어, 디자인 그런 것보다 이게 어떤 사업이고 뭘 목표로 하고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브랜드 전략이란 곧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


예전에는 저희는 이런 브랜드입니다. > 그렇군용!

이었지만 이제는 고객이 자체적으로 브랜드 팬덤을 만들며 이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더현대는 굉장히 성공적인 브랜딩이라고 느껴지지만 꽤 많은 반대를 뚫고 온 것 같다. 그렇지만 현대백화점> 더현대라고 바꾸지 않는 이상 정말 백화점은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움을 불어넣을 수 있는 주사 즉,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INSIGHT_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 여의도 점이 아니다. 

➡ 맥락과 브랜드와 분위기 모두 서울이라는 랜드마크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다양한 것들을 시도한다. 서울 디지털 리포트를 발행하고 서울과 관련된 콘텐츠를 발행하며 서울과 한강, 더현대를 지속적으로 이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너무 멋진 기획인 것 같다. 서울 하면 랜드마크로 떠올라야 독보적인 것이지.




자유롭게, 유연하게, 대담하게 - 토스 리브랜딩 비하인드_토스 김지윤 님, 최민수 님


가장 대담하고 도전적인 기업인 토스의 리브랜딩을 왜 했을까부터 그 도전기를 설명한다. 해볼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고 관성에 기대지 않고 타협하지 않는다.


자꾸 들었던 생각은 정말 대단하다. 저렇게까지 한다고? 였다.

➡  요새 자주 드는 생각이, 일이든 삶이든, 뭐든 이런 생각이 들어야 정말… 새로운 것을 하는 것 같다. 적당한 마음은 뾰족하지도 예리하지도 대충 넘어갈 수 있고 현상 유지는 가능하겠지만 절대로 새롭지는 않다.


로고 디자인을 넘어서 로고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 또한 엄청난 도전기라는 것이 느껴진다. 리브랜딩 캠페인은 티저 / 페이즈 2 / 페이즈 3을 나누어 순차적으로 홍보되었고 첫 티저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토스가 왜 애니메이션을 해? 그런 마음이 들어서 더 하고 싶어 졌다는 말, 그리고 그걸 하는 자세가 너무 재미있고 멋졌다.)


INSIGHT_


나는 토스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도전이라는 심상의 확장이 정말 좋다. 

➡ 돈과 도전, 금융 어울리지 않는 점들을 어떤 식으로 연결해 나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무척 흥미롭다. 그들 자신이 뭘 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멋진 것 같다. 짧지만 굵게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1. 이제 브랜딩과 프로덕트(서비스, UX/UI)는 나뉘어 있지 않다. 프로덕트=브랜드이다.
2. 이야기가 되는 브랜드는 절대 죽을 수 없다.
3. 품질에 대한 타협을 하지 않는다. 스스로 만족스러운 프로덕트를 만든다.
4. 어떤 것이든 즐겁게 몰입하자.


좋았던 점

-코엑스 오디토리움 찾아가기가 꽤 복잡했는데 노션에 엄청 친절하게 안내가 되어있어서 좋았다.

-좌석마다 간이 테이블이 있어서 타이핑하거나 필기하기에 좋았다. (장소 자체는 접근도 좋고 좋은 듯)

-오디오 이슈나 지체가 될 때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준 점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애매한 QnA 대신 지홍 님이 중간중간 인터뷰식으로 문답을 해준 코너가 좋았다. (다른 강연 같은 곳에서는 아무도 손을 안 들거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거나, 드문 경우는 자기의 이야기를 줄줄이 얘기하는 참가자도 있었던 것 같은…)


아쉬웠던 점

-브레이크 타임이 너무 짧아서 식사하기가 애매한 감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직장인들도 참석을 많이 한 일요일이어서 6시에 맞춰서 끝내고 싶었던 주최 측의 마음이지 않았을까. (이해합니다. 매우.)


또 이렇게 인스피레이션을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더니 반가운 디자이너 지인도 우연히 만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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