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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obtop Oct 15. 2016

글을 디자인하는 방법

읽기를 싫어하는 작가가 쓴 글


이 글은 Medium에 포스팅된 John Saito(드롭박스 인터페이스 문구 디자이너)의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좀 더 자연스러운 어감을 위해 문맥에 따라 'Writer'는 '라이터, 글쟁이, 작가'로,

'Word'는 '말, 글, 단어'등으로 번역했습니다.


원문 링크 : How to design words





엄밀히 말하면 나는 작가이다. 즉, 글을 써서 돈을 버는 글쟁이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에 대해 모르는 사실이 있다 : 나는 읽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오해하지는 말아라. 나는 여전히 꽤 많은 글을 읽는다. 책, 블로그, 뉴스피드, 잡지 등을 통해서 인사이트를 얻고, 글쟁이로서의 길을 헤쳐 나간다. 그럼에도 작가가 너무 장황하게 말을 늘어 놓을 때면 내 눈가는 촉촉해지고 점점 지루해진다.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건 단어의 벽이다.


어렸을 때의 난 항상 이러한 나의 읽기에 대한 혐오감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년 지나지 않아 이 약점이 내가 좀 더 나은 글쟁이가 되는 것에 도움을 주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당신이 보듯이, 나는 대부분 웹사이트나 앱의 인터페이스에 필요한 글을 쓴다. 인터페이스 라이팅은 간결함이 최선이며, 모든 글자가 카운트되는 곳에서 쓰이는 작문 스타일을 갖는다. 인터페이스 텍스트를 쓰는 것은 사실상 디자인과 같다. 읽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당신의 인터페이스를 읽지 않는다


많은 연구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웹에서 글을 읽지 않는가를 증명해 왔다. 앱, 게임 등 당신이 보는 어떤 스크린에서건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여기 저기에 있는 단어를 대충 훑어 보기만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CONTINUE"를 누르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사람들이 게을러서일까? 주의력이 떨어져서? 아니면 그저 읽기를 싫어해서? 당신이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결과는 언제나 같다. 당신의 글이 아무리 훌륭해도 사람들은 당신의 인터페이스 대부분을 읽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은 당신의 디자인에 그저 단어나 문장을 늘어 놓기만 해서는 안 된다. 글을 쓸 때, 당신은 당신의 디자인에 변화가 필요함을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어떤 액션을 몇 개의 단어로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당신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신호이다.


바꿔 말하자면, 당신은 lorem ipsum(의미 없는 말, 더미)으로 디자인을 해서는 안 된다. 당신은 의미 있는 진짜 '말'로 디자인해야 한다.




글을 디자인하는 7가지 팁


인터페이스 라이터로서, 나는 글을 좀 더 읽기 쉽게 만드는 몇 가지 팁을 배워 왔다. 이 팁들이 당신이 당신 스스로의 말로 디자인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



1. 다듬어라

사람들이 당신의 글을 읽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글을 짧게 만드는 것이다. 초안을 쓴 후에는,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한다. 덜 중요한 사소한 말들은 지우고, 가장 단순한 단어를 사용하여, 포인트만 집으면 된다. 인터페이스 글을 쓸 때만큼은 가차 없어져라.


당신의 글이 짧을 수록 더 많이 읽힐 것이다.




2. 제목을 붙여라

가끔은 당신의 글을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당신의 유저가 찾고 있는 키워드를 사용하여 몇 개의 단어로 당신의 글을 요약하고, 어떤 제목을 붙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만약 그들이 더 알고 싶다면 언제나 읽을 것이다.


제목은 당신의 컨텐츠를 좀 더 보기 쉽게 만든다.




3. 리스트를 만들어라

웹 페이지를 볼 때, 우리의 눈은 위 아래로 스캔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리스트는 언제나 문단보다 읽기가 편하다.


만약 당신이 쓴 문단을 통틀어 "그리고" 또는 "또한"과 같은 단어가 남발되었다면, 문단을 다시 리스트로 만드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나는 리스트 만드는 걸 좋아한다.




4. 쉴 틈을 줘라

브런치, 미디엄과 같은 서비스들은 본질적으로 컨텐츠가 많을 수 밖에 없는데, 그 때문에 잘못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가끔 그들의 컨텐츠는 문단 뒤 문단, 그 뒤에 또 문단이 이어져 읽기가 어려워 진다.


많은 양의 컨텐츠를 써야할 때 나는 가로줄, 이미지, 제목, 예시 등 그게 무엇이건 단어의 벽을 깰만한 많은 시각적 휴식 포인트를 넣으려 노력한다. 그것들은 독자에게 쉴 틈을 준다. 이는 독자들이 만약 그들이 필요하다면 휴식처를 그냥 넘어가도 좋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의 미디엄 포스트를 예로 들면, 나는 나의 문단들을 몇 줄로 구성하고, 많은 시각적 휴식 포인트를 뿌린다.


약간의 시각적 휴식 포인트를 뿌리기




5. 당신의 말에 우선 순위를 매겨라

일부 필자들은 단어를 선택하는데 너무 큰 집착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단어 선택은 중요하지만, 단어를 보여주는 방식도 그만큼 중요하다.


당신이 글을 디자인할 때는, 가장 중요한 말을 스크린에 어떻게 노출시킬지, 덜 중요한 것들은 어떻게 덜 강조시킬지 생각해야 한다. 디자인의 개념 안에서 이것은 시각적 계급이라고 불린다.


폰트 굵기, 사이즈, 컬러, 대비, 타이포그래피, 대문자 사용, 여백, 간격, 정렬, 움직임 등을 생각해 보라.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당신의 글을 읽을지 말지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균형을 가질 때까지 이것저것 구성을 바꾸어 보아라.


어떤 것이 더 읽기 쉬운가?




6. 천천히 드러내기

무언가의 사용법을 사용자들에게 가르치려 할 때, 모든 정보를 하나의 스크린에 넣어 버리고 그것들이 제대로 인지되길 바라는 것은 만드는 입장에선 솔깃한 일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의 글이 두 줄이 넘어 간다면 많은 사람들은 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때때로 당신은 한 번에 아주 약간의 정보만 받아들이는 사용자를 볼 수 있다. 교과서적인 표현으로 말하자면 이는 단계적 공개라고 불리는데, 나는 이것을 '천천히 드러내기'라고 부르는 걸 좋아한다.(좀 더 드라마틱하게 들린다) 정보를 작은 단위로 쪼개고, 이것들이 하나씩 나타나도록 구성해 보아라.


글자가 너무 많은가? 조금씩 조금씩 드러내라.


당신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페이지를 연결하고 세세한 정보를 제거하는 것이다. 많은 서비스들은 이를 '자세히 보기' 링크를 추가하는 것으로 구현한다. 이런 링크들을 클릭하는 것은 당신이 핵심적인 설명 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한다.




7. 문서 파일이 아닌, 목업에 글을 써라

종이에 써서 보기엔 괜찮았는데, 그걸 살리자니 너무 길어 보이는 글을 쓴 적이 있는가? 이는 당신이 글을 구글 독스, 드롭박스 페이퍼, 또는 어떤 글쓰기 앱에 썼을 때 일어난다.


인터페이스를 위한 글을 쓸 때, 전체 문맥을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당신의 말들이 어떻게 흘러 갈 것인지 알아야 한다.


이것이 내가 문서가 아닌, 스케치 목업에 바로 글쓰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이다. 목업에 글을 쓰는 것은 내가 글을 쓰며 단어들을 조합하고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내 단어들이 문맥 안에서 어떻게 보일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언어는 세상을 의미로 채운다. 그것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슬픈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싫어한다는 데 있다. 만약 당신이 나처럼 글로 밥을 먹고 사는 글쟁이라면,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읽기를 쉽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들을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어라.


위에서 나열한 팁들은 그저 내가 글을 디자인할 때 쓰는 몇 가지의 팁이다. 당신도 당신만의 팁을 갖고 있는가? 당신의 아이디어, 이야기, 코멘트를 공유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말아 달라.




그리고 읽기를 싫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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