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어떻게 버텼어?"
나는 어떤 답이 좋을지 고민한다.
여전히 버티고, 또 버티는 중이어서.
'버티다보니 여기까지 왔어.
매일 죽고 싶었는데, 어떻게 또 지나갔어.
흑백의 삶이 너무 힘들었는데, 어떻게 또 지나가더라.
나중엔 눈물도 말라버려서 그게 더 괴로웠는데
그것도 어떻게 또 지나가더라.'
입 안에 맴도는 모든 말을 덮어두고, 나는 그냥 지나갔다고 표현했다.
상담을 받고, 약을 먹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지나갔다고.
너무 무책임한 말이었을까. 아무도 상처받지 않을 말을 아직 찾지 못했는데.
병원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쏟다 나온다거나, 처방된 약을 제때 챙겨 먹는 것들은 분명 내게 도움이 되었다. 틈만나면 벼랑 끝에 서서 아래를 바라보는 나를 붙들어 앉혔고, 감정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붙잡았다. 그럼에도 내가 기어이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할 때면 어김없이 누군가 나를 끌어안았다. 멈추지 않으려는 나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그 사람들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 눈물들이 나를 붙잡았고 수많은 기도가 나를 멈추게 했다. 그동안 버티느라 애써왔다고, 그렇지만 조금만 더 함께하면 안되겠냐는 말들. 몇 번이고 무너져도 되니까 곁에 있어달라는 그 모든 말들이 나의 공허를 메우려 모여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