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

by 여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컵이 산산이 부서졌다.

깨진 조각을 치우려고 사람들이 움직였다.

나는 가까운 조각 하나를 손에 쥐었다.

나를 향해 오던 사람들이 멈춰 서는 것이 보였다.


그때 내 표정이 어땠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토해낼 감정이 없어서 눈물만 흘렸던가.

아니, 잔뜩 일그러진 채 울었다.


날 바라보는 간절한 표정들을 보면서도 나는 놓지 못했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른 채 그렇게 웅크리고 있었다.


우울과 공허에 갇혀 소리 없이 비명을 질렀다.


그깟 조각으로는 나에게 아무런 해를 입힐 수 없는데도,

사람들은 갇혀 있는 나를 위해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


누군가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희뿌연 시야로도 그것이 느껴졌다.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나보다.


나는 또 결국, 누군가의 손길에 의지해 돌아왔다.

이 모든 것이 다른 이의 상처가 되리란 것을 덮은 채.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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