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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제 Sep 22. 2024

직접 겪어보고 말하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마케팅 차이

a.k.a 대기업 ↔ 스타트업 이직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들

스타트업을 고려 중인 마케터라면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마케팅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이 경력직의 무덤이라고 불렸던 때는 이러한 차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않고 이직했다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마케팅에 본인의 능력치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케이스가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런 경우를 방지하고자, 내가 직접 경험한 바와 주변의 첨언을 더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마케팅적 차이를 정리해 봤다. 



마케팅 예산과 목표의 차이


대기업은 큰 마케팅 예산을 여러 마케팅 채널에 걸쳐 분산 투자한다. 시장이 성숙기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당장의 ROI 이외에도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 시장 점유율 확대, 고객 충성도 향상 등 다양한 목표를 중시하며 이를 위해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자주 실행하는 편이다. 


반면 스타트업은 예산이 제한된 편이다. 그 안에서 빠르게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ROI와 ROAS를 중시하며 저비용 고효율의 마케팅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조건 때문에 대기업에서는 전례가 없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마케팅 전략의 차이


대기업은 브랜드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친다. 이미 구축된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편이다. 또한 연 단위의 장기적인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시즌별 혹은 연간 등의 장기적인 마케팅 계획을 통해 지속적인 브랜드 노출을 유지한다. 


스타트업은 빠른 성장을 목표로 하므로 브랜딩보다 당장의 마케팅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단계에서는 특정 니치 시장을 타깃으로 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고객층을 확보한 후 시장을 확장한다. 또한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인 전략을 선호하는 편이며, 실험-리뷰의 사이클을 빠르게 돌려 최적의 전략을 찾는데 집중한다. 



마케팅 채널의 차이


대기업은 전통적 채널을 주로 활용한다. 특정 타깃만을 위한 제품이 아닌 이상, 대고객 타깃인 경우가 많기에 대규모 도달 범위를 보장하는 매체가 우선시된다. TVC, 대형 옥외 광고, 스폰서십, 컬래버레이션이 대표적인 예다. 


스타트업은 타겟팅과 즉각적인 성과 측정이 가능한 디지털 매체를 주로 활용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가 대표적인 예다. 콘텐츠와 바이럴 마케팅도 중요한 축이다. 1에서 설명했듯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다 보니, 전례 없는 창의적인 액션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타겟팅 및 개인화의 차이


대기업은 놓치는 코호트가 없도록 고객을 다양한 세그먼트로 나누고 각 세그먼트에 맞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는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데, 대규모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교화된 CRM(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의 역할도 한몫하며, 이 덕분에 기존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LTV(고객 생애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매출과 제품 피드백을 줄 수 있는 핵심 고객층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따라서 2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정 니치 마켓을 집중 공략한다. 페르소나, 유저 저니 맵 등 세밀한 고객 프로필을 잡고 이를 바탕으로 타겟팅 전략을 세운다. 전략의 골은 ‘단순 거래 이상의 상호작용 만들기’, 즉 ‘고객을 넘어선 팬층 만들기’가 되는데, 아직 불완전한 프로덕트일수록 고객에게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점을 찾아가는 게 중요한 과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종종 프로덕트와 관련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활성화하는 업무를 맡기도 한다.  




보다시피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의 마케팅은 각기 다른 도전과 기회를 제공한다. 스타트업에서는 저비용 고효율로 당장의 성과를 창출해야 하기에 유연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 능력이 돋보이는 프로젝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반면, 대기업에서는 넘쳐나는 리소스와 안전성을 보장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큰 단위의 프로젝트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첨언하자면, 브랜드 마케터에게는 상위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브랜드를 심고 키우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신생 스타트업은 브랜드에 앞서서 프로덕트 개선과 당장의 매출이 중요한 시기일 확률이 높기에, 앞서 이야기한 브랜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들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본인이 브랜드 마케터이며 시니어를 바라보고 있는 연차라면, 스타트업을 가더라도 해당 기업의 스테이지가 어디인지, 브랜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지, 브랜드 마케터에게 브랜드 구축 업무를 요구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이직할 것을 권한다. 이 외에도 브랜드 마케터 한정으로 주요하게 따져봐야 할 것들은 다음 편에서 서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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