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우상을 뜻하는 'IDOL'에서 온 말로 그리스어(ιδειν에서 idola로 변형)에서 따온 말이다.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보이, 걸그룹을 뜻한다. 90년대 초만해도 대한민국 음악계는 포크송, 발라드, 트로트가 강세였고 종종 소방차, 전영록, 박남정 등이 댄스곡으로 주목을 끌 정도로 댄스음악의 점유율은 낮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를 바꾸어 놓았고 한국형 아이돌 탄생의 시초가 되었다.
하지만 1992년, 소위 '문화대통령'으로 불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며 대한민국 가요계는 아니, 문화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그의 등장이후 댄스 음악, 춤, 랩은 단순 주류 음악을 넘어, 당시 10~20대들의 주류 문화가 되었고 문화를 소비하는 계층이 기성세대에서 젊은 세대로 넘어오는 계기가 되었으며, 소비 측면에서 볼때 10~20대는 문화를 소비하는 가장 큰 구매자로 변모했다. 그리고 문화계, 특히, 가요계는 본격적으로 10~20대를 공략하기위해 스스로 변하기 시작한다. 90년대 초 '뉴키즈온더블록'과 같은 미국 아이돌을 우러러보며 소비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는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H.O.T.', '젝스키스', S.E.S.', '핑클'과 같은 기획된 아이돌을 대중에 소개하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취향, 멋, 이상향에 목말랐던 10~20대들은 이에 기다리기라도 한 듯 열광했던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유럽 그리고 북미시장까지 장악했고 최근 'BTS(방탄소년단)'는 빌보드 핫200에서 1위로 등극하며 당당히 한국 아이돌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있다.
90년대 중후반 아이돌의 육성과정과 기간은 매우 짧고 단순했다. 지역에서 유명한 춤꾼, 반반한 외모, 괜찮은 보컬 실력 정도만 검증되면 짧은 시간(1~6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받고 데뷔를 하기도 했다. 아이돌이 아닌 혼성그룹은 팀에 합류하여 1개월동안 준비하고도 히트 그룹이 되기도 했으니 정말 '감'과 '운'으로 데뷔도하고 스타가 되기도 했다.
아이돌 1세대 H.O.T., 젝스키스. 거대한 아이돌 팬덤의 시작을 알렸다.
아이돌의 성장, 프로페셔널 아이돌의 시대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전세계가 열광하는, 음악계의 거대한 한 축이 된 K-POP은 소위, 칼군무, 완성도 높은 대중음악성, 프로페셔널한 무대매너, 멤버들마다 색다른 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멀티테이너(만능 엔터테이너)적인 능력들로 아이돌 그룹들 하나하나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재능과 노력 그리고 엄청난 시간들이 빚어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예전처럼 몇개월 트레이닝 받고 1~2명이 작곡/작사하여 짧은 시간에 프로듀싱해서 앨범을 내는 것이 아닌 보통 수년에서 10년에 가까운 트레이닝 기간, 최소 10~15명의 작곡, 작사가들과 프로페셔널한 안무팀과 협업한 칼군무 트레이닝 그리고 예술에 가까운 임팩트를 주기위한 다이나믹한 뮤직비디오 제작 및 이 모두를 A부터 Z까지 기획하고 프로듀싱하며 그 안에 그룹의 개성, 매력, 메시지 등을 심은 뒤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대중음악시장에 그동안 준비한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무수한 타이밍을 찾다 최종적인 결정을 한 뒤에 각종 매체에 홍보하고 쇼케이스를 하며 컴백하여 방송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갖은 노력과 시간을 차치하더라도 빛을 보는 아이돌 그룹은 극소수에 지나지않는다.
한국의 아이돌 육성 프로세스는 이제 전세계적 아이돌, K-POP팬들에게 유명하다. 그냥 유명한게 아니라 지독하게 힘들고 어려운걸로 유명하다. 최근 방영중인 '프로듀스48'을 보더라도 일본의 유명한 현역 아이돌들의 실력은 한국의 연습생들만도 못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제는 글로벌 톱스타가 된 BTS. 그들의 출발점은 작은 소속사였다.
그렇다면 그렇게 고생해도 스타로 불리는 아이돌이 되기는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데 그들은 왜 아이돌의 세계로 뛰어든걸까?
유튜버, 1인 크리에이터가 지금처럼 핫하게 뜨기전까지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은 '연예인'이었다. 물론, 지금도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TOP3에 연예인은 항상 등장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아이돌은 초등학생들의 영원한 꿈과 같다. 하지만 모든 연예인이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벌고 스타가 되는것이 아니듯이 아이돌이 되어 데뷔를 한다고해도 바로 스타가 되기는 힘들다. 아니, 힘든 정도가 아니라 아주 희박한 확률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돌의 연습생 기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초기비용도 늘어나며, 학업은 물론 또래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도 없고 가족들 조차도 보기 힘들어진다. 개인 사생활은 없어지고 데뷔만을 목표로 자신의 시간, 관계, 보통의 삶을 포기하고 미래의 비용을 현재에 쓰면서 '미래에 빛날 그날'만을 꿈꾸며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시간의 연속이 계속되는 것이다.
성공한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새로운 시대를 연 장본인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성공한 아이돌, 스타들을 보면 화려한 그들의 외면과는 달리 속은 어둡거나 초조하거나 내성적인 경우가 많다. 학창시절이 사라져 어린 시절 친구가 없고, 그 흔한 수학여행이나 MT조차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톱스타들의 속마음은 심심찮게 들린다. 보아가 그랬고 이승기가 그랬으며 아이유도 그랬다. H.O.T. 나 젝스키스의 경우 한달 내내 꽉찬 스케쥴로 눈뜨면 촬영장이고 눈을 감으면 숙소에서 겨우 2~3시간을 자거나 차량 이동시 쪽잠을 자는게 휴식시간의 전부일 정도로 살인적인 스케쥴을 소화해야했다고 한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외로운 길을 선택했다.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길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평범한 일상이 사라진 삶을 선택하다보니 멤버가 그들의 가족이며 동료 연예인들이 그들의 소꿉친구와 같았던 것이다. 그들의 멤버들이야 말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함께하는 동반자이기에 그들의 관계는 전우애,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끈끈함으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비즈니스 관계가 되기전부터 수년을 함께 했을테니)
작년 말, 샤이니의 멤버였던 종현군이 갑작스런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음악 콘텐츠로서의 아이돌 음악 외에 아이돌 그룹에는 큰 관심이 없었던 나도 깜짝 놀란 사건이었는데 그의 가족과 팬들은 물론이고 그의 멤버들(샤이니)은 오죽했을까 싶었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원인으로 한동안 인터넷과 연예계는 떠들썩했고 그 와중에도 멤버들은 큰 슬픔속에서도 이미 1년전에 약속된 스케쥴을 소화하며 팬들로 부터 위로를 받기도 했지만 네티즌으로부터 어긋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멤버의 안타까운 소식을 이용하여 콘서트 등 활동을 했다는 '어이없는 잣대'에 의한 근거없는 그런 류의 비난 말이다.
샤이니의 여섯번째 앨범이 나왔다. 그들에게도 팬들에게도 샤이니는 여전히 다섯명이다.
그리고 지난 5월 말 샤이니의 새로운 앨범이 나왔다. 샤이니의 노래 자체는 트렌디하면서도 독특하고, 여타의 아이돌과는 다른 자기들만의 영역을 가진 보이그룹이다. 그로테스크하면서 전위적이고, 발랄하면서 강렬한 사운드와 메시지를 가진 노래들이 많아 항상 나쁘지않게 생각하며 들어왔다.(사실, 와이프의 영향이 가장컸다.) 그러던 중 총 세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Trilogy 형태'의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보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 많은 감정이 오갔다. 이런 감정은 아이돌의 한계를 극복하고 음악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색다른 장르를 통해 아이돌음악의 신세계를 보여주는 그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샤이니가 아이돌로서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과 그들에게 닥친 큰 슬픔과 위기를 그 어떤 비난과 오해가 없도록 영리하게 풀어낸 현재진행형의 샤이니의 아픔과 슬픔, 고뇌와 극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멤버 종현의 부재에 대한 자신들의 감정과 생각의 변화를 이번 세 에피소드를 통해 점층적으로 드러내며 멤버의 죽음과 추모를 이용한 앨범이라는 '억지성'의 비난도 사전에 잠재웠고, '그래도 가족같은 멤버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는데 그를 위한 특별한 메시지, 노래는 있어야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팬들의 기대감은 충족시키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영리하게 잡아낸 것이다.
아래에 나올 샤이니의 6집 앨범, 커버이미지, 영상, 가사에 대한 상징성과 메시지의 해석은 순전히 '나의 생각'이다. 따라서, 이에 동의하지않아도 좋고 확대해석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사실, 내겐, 아무런 관심조차 없었던 '샤이니'에 대해, 그리고 멤버의 안타까운 소식 이후 그들의 활동과 앨범을 보며 제 3자로서 느낀 점을 '조금 분석적'인 시각으로 글을 쓰며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로서 그들에게 닥친 엄청난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앨범을 통해 얼마나 슬기롭게 이를 표출했는지를 함께 공유하며 아이돌의 빛과 그늘을 조명해보고 싶었다.
샤이니(SHINee)의 6th Album: The Story of Light EP.1~3(Trilogy)분석을 통한 '그들이 떠난 멤버를 그리는 방법'
샤이니의 이번 앨범은 '트리플 릴레이 활동'으로 불리며 각각 2주 간격으로 공개한 3장의 EP.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말 안타까운 선택을 한, 이제 고인이 된 ‘종현’이 유명을 달리한 후 처음으로 나온 앨범이라 많은 팬들과 그들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본 이들은 과연 어떤 앨범으로 그들이 돌아올지 무척이나 기다렸을테다. 그리고 샤이니의 신규 앨범인 'The Story of Light'가 나왔다. 샤이니의 새앨범 역시, 여타의 아이돌 노래처럼 그저 아무 생각없이 듣는다면 지나간 연인, 사랑에 대한 흔한 아이돌 노래 정도로 들을 수 있겠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준비한 콘텐츠들을 살펴보면 그 안에 매우 조심스럽고 디테일하게 준비한 ‘종현’에 대한 애틋한 추모와 팬들에 대한 사랑이 뭍어있는걸 발견할 수 있다.
자, 그럼 이제부터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세 장의 에피소드 앨범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그들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각 에피소드를 통해 점층식 구조로 EP.1에서 EP.3으로 갈수록 이번 앨범의 목적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6th Album: The Story of Light: EP.1
EP.1 앨범 속 여우가 머리를 숨기고있다.
[앨범의 목적]
• 소극적인 추모. 부재의 인지와 부정.
-> 연인에 대한 노래인지 종현에 대한 노래인지,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약간은 모호한 가사지만 그 표현 만
큼은 적극성을 띠며 슬픔을 이용한다는 오해를 낳지않으려 노력한 모습이 보인다.
[앨범커버]
• 커버의 여우는 멤버와 종현을 모두 상징한다.
멤버: 커버 속 멤버들을 상징하는 여우가 머리를 숨기고 있다. 아직은 슬픔이 낯설고 그(종현)와 같이 없는 무
대와 세상이 두려움을 상징.
종현: 뮤비 속 여우는 세상을 떠난 멤버인 종현을 상징하기도 한다.
The Story of Light: EP.1 플레이 리스트 (출처: 네이버뮤직)
[가사 분석]
1.데리러 가: 처음 노래를 들어보면 가사의 내용이 그리워하는 이성에 대한 것인지 또는 다른 대상에 대한 것인지 약간은 애매하게 다가온다. 잃어버린 멤버에 대한 추모나 위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전혀없지만 ‘어둠을 앞질러 이 밤을 열어 내가 더 먼저 널 만나고 싶은 걸’, ‘깜짝 놀랄 너를 생각하며 지금 데리러 가’ 등의 가사는 단순히 이성에 대한 가사라는 기대감 이상의 것을 선사한다.
2.안녕: 멤버인 Key가 혼자 작사 작업을 했다. 얼핏보면 이성에 대한 노래같지만 ‘내 가슴 속에 많은 별 아프게 빛나는 별하나 잡고 싶지 않지만 꺼지길 바라진 않아’와 같은 가사를 보면, 떠나보낸 연인에 대한 노래라기 보다는 이제는 볼 수 없는 멤버인 종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연인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옛연인을 상징하는 ‘별’을 언급하며 가슴 속에 많은 별(=수많은 옛연인들?)이 성립도 되지않을 뿐더러 ‘잡고 싶지 않지만 꺼지길 바라진 않아’에서 이제는 너(종현)을 보내주지만 가슴 속에서느 꺼지지 않는 별처럼 빛날것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마음에 걸리고 눈에 밟혔을 멤버들에 대한 그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하는듯 ‘진심이라는 걸 알아 잘 지내라는 너의 말 편히 널 보내 줄게 날 밟고 간다 생각 마’라는 가사와 함께 이제는 하늘로 가 어딘가에 있을 그의 영혼을 달래주는듯하는 가사로 마무리짓는다.
[뮤비해석]
EP.1 타이틀곡 '데리러 가 M/V'
• 화면 특징
-'데리러 가'는 16:9 비율의 풀스크린 형태의 와이드 스크린으로 제작되었다. 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작품을 제작할때 쓰여지는 화면이다.
• 우물 신 1(Scene) 상징성
우두커니 우물 안을 바라보는 4명의 멤버들. 그리고 우물 안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누군가.
여기서 '누군가'는 종현이 되기도 하고 팬들이 되기도 한다. 멤버들은 미지의 세계를 상징하는 우물안에서 그를 찾고 있으며 또 팬 밖에 바라볼 곳이 없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 물속 신(Scene) 상징성
누군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속 남자의 반쯤 잠긴 얼굴. 우물에 떠있는 남자이기도 하고 호수에 물을 담근 모습같기도 하다. 마치, 네 멤버가 내려다본 호수 안의 '종현'의 모습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여기서, '반'만 물에 잠긴 얼굴은 아직은 멤버들이 그를 보내지 못한 미련 때문은 아닐까?
• 길 잃은 여우 신(Scene) 상징성
뮤비 속 여우는 갈 곳은 잃은 멤버들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중의적으로 이제 세상에 없는 그(종현)이 은연중에 자신의 모습을 멤버들에게 드러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는 EP.2에서 이어진다.
과연 여우는 그리고 멤버들은 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앨범의 심리적 상징성]
1. 데리러 가
• 대외적 목적: 사랑하는 연인을 데리러가는 젊은 남자의 벅차오르는 가슴을 표현
• 숨은 상징성: 이제는 볼 수 없는 멤버를, 마치 아직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것 마냥 당장 너를 보러 가고싶
고 보고싶음을 밝은 사운드, 경쾌한 비트와 함께 역설적으로 표현
2. 안녕
• 대외적 목적: 헤어진 연인에 대한 아쉬움과 슬픔 및 앞으로 자신의 각오를 표현
• 숨은 상징성: 종현의 부재를 인지하고 슬픔에 빠진 멤버들. 하지만 종현이 멤버들 때문에 하늘에서도 불편
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슬픔의 시작.
6th Album: The Story of Light: EP.2
EP.2 앨범 속 여우가 웅크린채 잠들었다.
[앨범의 목적]
• 슬픔을 표현. 부정하지 않음. 가슴앓이.
-> EP.1에서는 부재를 인지는 하되 인정하지 않았다면 EP.2에서는 ‘그’의 부재를 인정하고 그를 다시 원하고 있으며 그의 상실로 인해 ‘독감’에 걸린 것처럼 몸과 마음이 모두 아픈 멤버들의 슬픈 상태를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앨범커버]
모습을 드러낸 여우. 하지만 동그랗게 누워 잠든 모습을 통해 아직 아픈 그들의 현실과 눈뜨고 마주하기 무서운 현실을 대변해준다.
The Story of Light: EP.2 플레이 리스트 (출처: 네이버뮤직)
[가사분석]
1. I Want You: 마찬가지로 생각없이 노래를 듣고 가사를 보면 애정을 갈구하는 젊은 남자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샤이니의 현 상황을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I want you 눈앞에 네가 다시 다가와 그때와 다른 결말이 오길’이라는 가사와 이어지는 ‘I can’t let you go’를 듣고 그냥 지나치긴 힘들테다. 종현의 부재를 인지한 멤버들이지만 여전히 그를 원하고 그를 이대로 보낼수 없는 현실의 감정이 투영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제 네 맘 놓치지 않기’와 같은 가사에서는 사실상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멤버지만 지금이라도 혹시나 소홀했을지도 모를 자신들의 과거 모습을 질책하며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다시는 그를 잊지않겠다는 의지도 보여진다. 덧붙이자면 곡중 반복되는 ‘Oh na na na’와 같은 구절은 마치 아프리카 전통 장례 혹은 영혼을 기리는 추모 의식에서 불려지는 아무 의미는 없지만 메시지는 전달되는 스캣(scat)과 비슷한 형태의 중얼거림 또는 읇조림과 유사한데 그 음의 표현 방식이 단조의 형태가 아닌 경쾌한 댄스선율에 얹어 마치 어쩌면 이제는 그를 보내줄 준비가 되었고 그의 영혼의 안식을 기리는 느낌 또한 가져다준다.
2. 독감: 이번 앨범의 타이틀은 아니지만 멤버들이 처한 현실과 심리 상태를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낸 노래가 아닐까싶다. 가사 자체는 분명 헤어진 연인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지만 그 대상을 ‘종현’으로 바꾸면 이 노래와 앨범의 목적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찾아 한참을 걷다가 길을 잃었어 내 무거워진 걸음 우린 왜 이렇게 멀어진 건지도 모르겠어’, 여기서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는 '종현'이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그를 찾아 길을 잃은 이들은 '남겨진 멤버들'이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할거란 생각 때문이었는지, 갑자기 사라져버린 멤버에 대한 공간적 거리감과 영혼적 상실감에 혼란스러워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종현이 남긴 짧은 인사(안녕)는 수개월이 지나도 그치지않는 비가 되어 그들에게 쏟아지고 우산(일종의 보호장치 혹은 슬픔으로부터의 안정)은 불필요한 과정일뿐 그 슬픔의 비를 온전히 다 받아내다 멤버의 상실과 아픔이라는 독감에 걸린 멤버들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Who waits for love x2 나를 떠난 너를 탓하진 않아 Who waits for love x2 너를 사랑했던 나의 문제야’를 통해 '(Someone=종현) who waits for love'는 사랑, 관심, 치료, 위안, 위로를 갈구했던 멤버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그를 탓하지 않고 오히려 너(종현)를 사랑했지만 그의 문제(죽음으로 몰고간 원인들)를 보지못한 ‘나(멤버들)의 문제’로 돌리며 그의 마지막을 보듬어주고 있다.
게다가 보통 연인에 대한 노래는 ‘다시 내게 돌아와’, ‘내가 달려갈게’ 또는 ‘나를 안아줘’ 정도의 표현을 쓰는데 반해 독감은 ‘어두운 시간 속을 걷고 있지만 한 번쯤은 날 찾아내 줘’라는 가사를 통해 멤버들의 종현에 대한 그리움, 종현이 찾아와주길 바라는 마음과 동시에 팬들(샤월)에게는 그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잊어버리지말고 가끔은 그를 추억하며 찾아달라는 중의적인 의미의 가사로 멤버들과 팬들을 위로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에 너도 내게 손을 내밀어줘 뒤돌아 나를 봐줘--한 번쯤은 날 찾아내 줘 기다릴 테니까 돌아와 줘’라는 가사를 통해 이제는 어느 때라도 힘이들땐 멤버가 종현에게 또는 종현이 멤버에게 손을 내밀어 서로를 위할 수 있으니 서로의 존재를 잊지말기를 또 찾아주기를 기약한다.
[뮤비해석]
EP.2 타이틀곡 'I Want You M/V'
• 화면 특징
-'I Want You'는 4:3비율의 아날로그 TV의 화면으로 제작되었다. 주로 오래된 영상, 애니메이션, 과거 회상,
꿈 속 등을 표현할 때 사용되며 영화나 HD방송의 경우 좌, 우가 많이 잘려서 나온다.
• 떠나는 여우 신(Scene) 상징성
I want you는 뮤비의 시작과 함께 EP.1에서 나왔던 여유가 등장하고 곧 어디론가 길을 떠난다. 마치, 잘 지내고 있는 멤버들을 확인하고는 마음이 놓이는지 작별인사처럼 한 번 돌아보고 떠나는 '종현'의 마음을 대변하듯 발걸음이 가볍다.
• 여우를 찾는 멤버들 신(Scene) 상징성
갑작스레 사라진 여우(종현)를 찾아나선 멤버들. 정말 순식간에 사라진 그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뮤비속 멤버들은 역설적이게도 아직은 해맑은 모습으로 여우를 찾아나선다. 여우는 이제 돌아올수없는 여행을 떠났는데 말이다.
• 우물 신 2(Scene) 상징성
우물 안을 바라보는 멤버들. 그안에는 과연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그'가 있을까?
우물은 갑자기 사라진 멤버가 떠나버린 곳이자 동시에 미지의 공간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젠 멤버들이 실제로 함께 할 순 없지만 동시에 영원히 함께할 수도 있는 '그'를 찾길 바란다.
• 자동차로 떨어지는 신 (Scene) 상징성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차타고 여행을 가고 모여서 농구하고 전화를 거는 등 멤버들은 아직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눈치를 못챈것 같다. 하지만 민호가 자동차 위로 떨어진 순간 마치 정신이라도 차린듯 멤버들의 행동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그의 부재'를 인지하고 현실로 돌아간 것이다.
[앨범의 심리적 상징성]
1. I Want You
• 대외적 목적: 사랑하는 연인을 더 이상 놓치지않고 싶은 마음과 함께 연인을 원하고 있는 남자의 마음을 경
쾌한 선율에 실어 표현.
• 숨은 상징성: 그(종현)는 더 이상 여기에 없음을 알고 있지만 아직도 그를 원하고있고 꿈에서라도 보고싶고
다시 그와 함께 활동하며 다시는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게 그를 꼭 붙잡아두고 싶어하는
멤버들의 마음을 표현.
2. 독감
• 대외적 목적: 헤어진 연인에 대한 슬픔을 독감에 걸려 아픈 상태로 표현하며 지독하게 아픈 마음을 표현.
• 숨은 상징성: 종현의 부재를 인정하고 멤버들의 아픔을 적극적으로 표현. 힘든 순간 그에게 힘이되지못한
미안함과 그를 잃은 아픔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아직도 한동안은 더 아픔을 아파도 좋음을
보여주는 가슴 아픈 노래다.
6th Album: The Story of Light: EP.3
EP.3 앨범 속 여우가 꽂꽂하게 앉아 먼 곳을 응시한다.
[앨범의 목적]
• 적극적인 추모. 현실의 인정. 영원히 함께할 미래.
-> 언제까지 슬퍼만 할 순 없으니 이젠 떠나간 멤버를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그를 추모하고 기린다. 그리고 그
가 없이도 씩씩하게 현실을 이겨내며 살아가겠지만 여전히 가슴 한 곳엔 그가 있고 언제라도 돌아오길바라
는 마음과 함께 이제 다시 시작할 현실속에서 담담히 그를 그려본다.
[앨범커버]
드디어 눈을 뜨고 앉은 여우의 모습. 슬픈 현실을 이겨내고 다시 당당하게 나아갈 길을 상징. 어딘가 바라보는 여우의 눈은 종현을 향해있기도, 팬들을 향해있기도 하며 동시에 다시 밝을 그들의 미래를 향해있기도 하다.
The Story of Light: EP.3 플레이 리스트 (출처: 네이버뮤직)
[가사분석]
1. 네가 남겨둔 말: EP.3의 타이틀이자 이번 앨범을 통해 샤이니가 종현과 팬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이 노래는 가사 전체가 종현을 기리며 그리워하는 마음을 여실히 드러냈기에 굳이 분석을 하지않아도 팬이라면(또는 팬이 아니라도) 모두 이 노래가 그를 위한 노래라는 걸 알아챌 것이다.
‘이어져있는 보이지 않은 실 같은 투명한 마음’, ‘다짐해 저 하늘에 그 어떤 힘든 길이라도 계속 갈게’, ‘다섯 겹 포개진 손과 눈물과 기억’은 당연히 멤버들과 종현의 끝나지 않은 관계와 앞으로도 지속될, 영원히 이어질 끈끈하게 살아있는 팀웍을 보여준다. 그리고 ‘네가 남겨둔 예쁜 말들이 한 편의 시가 되고 노래가 되어 그 목소리가 날아 다시 그(종현)가 있는 곳에 닿을테니’ 이젠 그(종현)를 홀로 슬프고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 또한 느껴진다. 그리고 3분 40초 쯤 멤버들의 종현을 향한 한마디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수고했어' 이는 어쩌면 그 어떤 위로보다도 종현이 듣고 싶었던 진심어린 칭찬이 아니었을까.
2. I Say: 이젠 이 세상에 없는 그와 무대에선 함께 할 수 없더라도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는 멤버들의 의지가 보이는 노래다. 이젠 어느 정도 슬픔을 한커풀 벗어낸 멤버들이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떠나간 멤버를 잊지않고, 잃지않고 여전히 그리고 영원토록 함께 할 것임을 슬프도록 읇조리는 가사가 가슴에 진하게 와 닿는다.
‘아직 아니라고 같이 함께 할 수 있다고 내가 아무리 말해줘도 너에겐 들리진 않나 봐 보이지 않나 봐 너에겐 이게 다인 가봐 어쩔 수 없나 봐’를 통해 이젠 들을수도 볼수도 없는 그(종현)이지만, ‘기다릴게 언제나 난 여기에 있을게 시간을 밀어내서라도 널 기필코 다시 내 품에 아직 아니라고 우린 함께 할 수 있다고’로 화답하듯 앞으로의 현실에서도 끝까지 함께할 그와 멤버들을 그리고 있다.
[뮤비해석]
EP.3 타이틀곡 '네가 남겨둔 말 M/V'
• 화면 특징
-'네가 남겨둔 말'는 21:9비율의 아나몰픽 스크린 화면으로 제작되었다. 소위 극장 비율로 불리며 HDTV의 상하단에 검은 레터박스가 생기는게 특징이다.
• 멤버들의 생활의 변화 신들 (Scene) 상징성
각자 일과 생활에 바쁜 각 멤버들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삶 속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다시 'SHINee'로 살아가기위해 재장전한다.
• 멤버들과 빈 마이크 신 (Scene) 상징성
EP.3은 상징적으로 종현을 추모하던 EP.1, 2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그의 부재와 그리움을 드러내며 추모한다. 빈 마이크가 완전체 SHINee의 불완전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들의 가사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함께' 할 것이고 지금도 함께라는 걸 보여주는듯하다.
[앨범의 심리적 상징성]
1. 네가 남겨둔 말
• 대외적 목적 및 상징성: 종현을 기리고 추모하는 마음을 숨기지않고 드러낸 멤버들의 마음을 진솔하게 그려
내고 있다. Trilogy Albume 형태로 점층적 표현 방식을 통해 멤버들의 감정을 드
러내며 그들의 진정성과 꾸밈없음이 EP.3를 통해 진하게 드러났다. 덕분에 팬도 멤
버들도 그리고 종현도 이젠 모두 편하게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2. I Say
• 대외적 목적: 이별을 앞둔 연인과 이를 부정하는 남성의 슬픈 감정 그리고 영원히 그녀를 기다릴 것이라는
남자의 다짐의 표현.
• 숨은 상징성: 종현을 잃은 슬픔으로 인정하기 싫은 과거, 지금껏 아팠던 현재를 지나 이젠 그의 부재를 인정
함과 동시에 현실적으로도 여전히 그를 잃은게 아닌 가슴 속에 영원히 함께 할 멤버라는 점을
드러내며 영원히 지속될 관계를 상징.
에필로그
단순히 샤이니의 앨범을 듣고 그 안에 숨겨진 메시지에 집중해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다.
하지만 이번 샤이니의 앨범을 통해 이 시대의 톱스타이자 아이돌로 살아가는 그들의 삶, 갑작스런 멤버의 죽음이 가져왔을 슬픔과 대처 그리고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며 그들을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들은 종현의 부재 이후 각자가 가졌을 고독과 팀으로서 숙고했을 미래에 대해 3장의 에피소드를 통해 때론 담담히, 때론 씩씩하게, 또 때론 슬프게 쏟아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아무런 오해나 갈등없이 또 무대에서 풀어냈다. '소중한 한 명의 부재'를 통해 역시 '소중한 나머지 넷'의 소중함과 또 그들을 이 자리에 있게한 팬들에 대한 감사와 그들의 위로에 대한 훌륭한 보답이 아닐수 없다. 이 시대 아이돌의 영적인 성장이 이들을 따르는 이(팬)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삶의 고난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라본다.
-이미지 출처-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대한민국의 대중문화를 바꾸어 놓았고 한국형 아이돌 탄생의 시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