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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리와날개 Aug 28. 2024

공동양육 때문에 해외에 발이 묶여 있을 때 마음가짐은?

영국 국제이혼 2편

>>> 1편에 이어…


- 어떻게 서양사람은 50:50, 공동양육, 두 집 생기는 아이에 대해 관대한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50:50은 전남편의 치졸한 욕심이다 생각했다만 요즘은 이게 트렌드인가, 어떻게 한국하고 서양하고 이렇게 다를까요. 과연 한국도 공동양육으로 변할 수 있을까요? 왜 아빠집을 자주가야는 지 질문하는 어린아이, 맴찢입니다 ㅜ


- 두 집이 생기는 아이에 대해서 서양 사람들이 왜 관대하냐면 그들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인이니까 헤어지고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되고, 아이도 더 낳으면 됩니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부모는 그 사람과 나 둘 뿐이죠. 그 사람이 아무리 미워도 내 아이에게는 하나뿐인 아버지이고 어머니입니다.


내가 그 어떤 좋은 남자, 여자를 만나서 재혼하더라도 그들은 근본적으로 내 아이의 아버지나 어머니 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어요. 의외로 서양인들이 더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모란 그렇게 절대적인 것이고, 내 아이의 마음이자 인간의 근본 심리도 그렇게 흐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남녀사이로서의 관계는 틀어져 이혼을 하더라도 아이에게 부모의 자리는 지키도록 하는 것이 이 서양사회에서는 합리적인 거예요. 나에게 이 아이가 소중한 것처럼 그에게도 이 아이가 소중하고, 또 이 아이에게도 자기 아빠나 엄마가 소중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아이와 어른이 둘 다 마음이 불편하다면 어른들을 위해서 아이가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어른들이 아이를 위해서 양보해야 한다는 게 이 사람들의 기본 마인드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서양인들의 관점에서는 자연스러워요.


아이는 우리 어른들이 보호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의 행복과 복지를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성숙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들이 특별히 쿨해서, 쿨병에 걸려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공동양육을 하는 게 아니라 어른들의 개싸움에 아이를 최대한 희생시키지 않으려는, 아동 보호의 마지노선인 거예요.


이런 식으로 본다면 한국에서 흔히 벌어지는 이혼 뒤의 상황, 두 집을 오가는 아이의 혼란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상대 부모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거나 또는 그보다 더 미숙한 이유, 전 배우자를 보는 내가 괴롭기 때문에 상대 배우자와 아이를 갈라놓으려는 시도는 자녀를 둔 부모로서 정말 이기적이고 미성숙한 태도라고 볼 수 있겠죠.


왜 아빠집을 자주 가야 하냐고 묻는 아이를 보며 마음 아파하시기보다 아빠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르쳐주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이 세상에는 아빠가 보고 싶어도 아빠가 돌아가셨거나 살아계셔도 만나주지 않아 볼 수 없는 아이들도 있고, 심지어 아빠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고요.


엄마아빠는 비록 헤어졌지만 너를 사랑하는 엄마아빠의 마음만은 여전해서 아빠도 너를 보고 싶어 하고, 만날 날만을 기다리신다고 하면 아이는 이혼한 부모님을 뒀을지라도 행복할 겁니다.


또 아빠를 만나러 가는 아이의 마음이 힘든 건지, 아빠를 만나러 가는 아이를 보는 나의 마음이 힘든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를 바라요. 이혼한 부모를 둔 아이들 중에서 부모의 이혼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아이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워서 지긋지긋한 부모라도, 심지어 성인이 된 뒤에 마주하는 부모의 이혼이라도, 그래도 부모님의 이혼은 어쨌거나 자녀에게는 상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혼이 비록 최선의 선택은 아닐지라도 차선의 선택은 될 수 있도록, 비양육자인 상대 부모와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셔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어른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가정이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됐잖아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식을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이 있는 겁니다. 아이를 위해서 나의 아픈 마음과 어려운 감정은 내려놓고 아이의 안위를 먼저 살피는 것, 부모가 된다는 건 그런 거죠.


- 한국으로 귀국할 수 없다면 어떻게든 이곳 생활 즐겨야는데 막막해요. 물가 비싼 이곳, 모든 게 비싸기만 하고 삶의 질은 턱없이 낮아지는 현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행복이라 생각하니 제가 전에 보낸 질문들이 연결되네요.


전 아직 한국 커뮤니티 활동도 안 하고 한국맘 단톡방도 방관자입니다. 그중 몇 친분 있는 엄마들께는 제소식 비밀로 해달라 했고요.. 아직 한국세상 알리기 무섭나 봐요.


역시 상대적 박탈감. 아, 뿌리와 날개님 말씀대로 상대적 박탈감은 조금 나아지던데요. 요즘은 주변 길 걸어가는 행복패밀리 봐도 아무 생각도 안 나요. 박탈감 시기는 조금 지나갔나 봐요.


가족 없는 외국땅, 아이도 옆에 없고, 맘 맞는 친구 있어도 가족만 못하지, 나처럼 국제이혼 겪은 친구도 없지, 특히 아이 없을 때 공허함 힘듭니다 ㅜㅜ 뭐 연애하라, 일 집중하라, 애 크면 해결된다 등등 여러 조언은 많죠. 막상 안 돼요. 더 토끼굴로 빠져간다 할까.


한국이면 가족이라도 옆에 있음 그들에게 위로받겠죠. 저 같은 분 많지 않을까요? 아이 없는 날이 참 힘드네요. 이번에도 주저리주저리 글로 토해냅니다. 뿌리와 날개님 왜 답변안주실까 하다가도 금방 까먹고, 그간 소송에 집중했어요.


처음 답변 주신.. 시간 지나면 부러운 맘 박탈감 나아진다. 그 말 너무 공감합니다. 주변 국제결혼한 한국맘들 참 행복해 보이거든요. 국제결혼 말리고 싶다가도 잘 지내는 분 보면 그것도 아니다. 역시 사람 잘 고르는 게 핵심이다 하다가도 잘 모르겠어요. 인생 복일 까요?


저도 얼마 전부터 가톨릭 성당 다녀요. 성당에서 한참 울고 나오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기도는 “우리 아기 잘 부탁합니다”만 반복하며 엉엉 울고 나오고.


- 주변에 알리기 싫으시면 안 알리셔도 됩니다. 남 얘기는 아무리 재미있어도 길어야 5분이에요. 5분만 지나면 다시 각자 자기 생각하기 바쁩니다. 그리고 지금 느끼시는 것들 모두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행복하게 잘 살 줄 알고 한 결혼은 깨졌고, 내 자식은 졸지에 두 집을 왔다 갔다 하고, 이런 끔찍한 일에 돈은 돈대로 쏟아부어도 내 마음대로 되는 건 1도 없고, 가족도 없는 타국에서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나, 당연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죠.


그런데 이 시기를 잘 보내고 나면요, 비 온 뒤의 대나무 숲처럼 쑤욱 자라 있는 뿌독자 님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세상에 단점만 있는 일은 없어요. 특히 이렇게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일들일수록 그 이면에 큰 선물을 갖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잘 극복을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선물이죠. 그리고 대부분은 내적인 성장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궂은비를 피하지 않고 묵묵히 서서 맞고 계신 것만으로도 잘 성장하고 계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데 어떤 사건 하나만 놓고 단편적으로 봤을 때에는 해석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만들던 그림에 이 빨간 점은 당최 쓸모가 없는데 뭐지 이게? 싶은 그런 사건들이 있어요.


그런데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모자이크처럼, 그 조각이 맞아 들어가는 때가 옵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이 그림이 완성이 되는 거죠. 인생은 길게 보고 가는 마라톤이라는 점, 그래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것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모든 상황은 모두 뿌독자 님의 결정으로 이루어진 현실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셔야 됩니다. 한국으로 귀국할 수 없는 건 없어요. 언제든 소송 포기하고, 아기도 포기하고 떠나셔도 됩니다. 실제로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떠나지 않고 그 많은 돈과 에너지를 써가면서 영국에서 소송을 이어가고 계시는 건 뿌독자 님에게 그 일이 더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게 뿌독자 님께는 재고의 여지없이 당연한 일이다 보니 다른 옵션이 없다고, 어쩔 수 없다고 착각을 하시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것이 여러 옵션들 중에서 내가 가장 감당할 만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고른 나의 선택이라는 점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계셔야 이 선택에 따른 지속적인 책임이 고통스럽지가 않아요. 내가 내 삶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사람은 힘이 나는 거거든요. 삶에 끌려간다고 믿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힘들어집니다.


저는 이걸 이혼하고 7년이 지나서야 깨달았어요. 비록 7년이나 걸렸지만, 깨닫고 난 뒤로는 삶이 참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그래서 뿌독자 님께서도 하루빨리 그걸 깨닫고 편안해지시면 좋겠어요. 정확히 이 주제에 관한 영상을 제가 만들어놓은 게 있습니다. 위에 링크 달아드릴게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https://youtu.be/DTBaxTcmmjg? si=5 QkePp1 XdFqQXlqY



- 제가 아이폰 유저인데 멤버십 잘 안되더라고요. 시도하다 포기하고 다시 시간 많을 때 시도해 볼게요. 다시 한번 저 안 잊으시고 연락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뿌리와 날개님 영구귀국한대서 얼마나 부러웠다고요 진심으로..  저도 인생 모르겠죠? 아이랑 둘이 그런 날이 올까요.


빈이 학교생활 응원합니다. 무더위도 잘 이겨내시고요 한국생활도 만만치 않죠? 어딜 가나 힘들지만 가족이 옆에 있다는 건 무한한 힘일듯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 네, 맞아요. 아이폰 유저들의 멤버십 가입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 국제결혼과 이혼연구소 채널이 있으니까 이쪽으로 연락 주시면 돼요. 저 역시도 이렇게 뿌독자 님과 소중한 연락 이어갈 수 있어서 참 기쁘고요, 여러모로 많이 힘드신 상황일 텐데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용기를 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0개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우리 뿌독자 님은 글에서 이미 힘찬 미래가 묻어납니다. 지금까지도 잘 해오셨고, 앞으로도 잘하실 거예요. 늘 스스로를 격려해 주시고, 살다가 또 지치고 힘든 날이 있으면 우리 채널에 들려주세요. 뿌독자 님은 혼자가 아닙니다!


응원 감사드리고, 우리 뿌독자 님도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뿌독자 님의 밝은 앞날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도하면서 이번 영상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



<쫌 겪어본 싱글맘의 국제결혼 & 이혼상담소>


https://youtu.be/npD4OazJrBU?si=WYIpmXs3QGFYlvU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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