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쫌 겪어본 싱글맘의 국제결혼과 이혼상담소, 뿌소장입니다. 반갑습니다! 첫 번째로 연락을 주신 우리 뿌독자 님은, 작년에 <뿌엇이든 물어보세요>를 통해 이미 한번 제가 소개해드렸던 분입니다.
여러 질문들을 주셨고, 제가 세 편에 걸쳐서 영상을 제작했었는데 독일에서 사고가 있었던 바람에 2편, 3편은 미처 공개를 못한 채 10개월이 지나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첫 번째 뿌독자 님으로 모셨습니다. 그럼 사연 한번 들어가 볼게요.
- 안녕하세요 뿌리와 날개님, 잊지 않고 연락 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저도 그사이 너무 힘들었고 왜 영상 안 만들어주시지 라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교통사고 영상 보고 너무 가슴 아프더라고요. 지금은 정말 쾌유하신 건지요?
- 네. 염려해 주신 덕분에 잘 나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잘 지내고 있어요.
- 전 작년부터 양육 소송으로 많이 힘들었고 올해 7월 50:50으로 판결오더 받았습니다. 일 년 동안 히어링 4번 했고 어떻게든 아이 안 뺏기려 돈이고 에너지도 쏟아부으며 노력했어요.
사전판결은 65:35로 제가 훨 많이 받았다만 영국 사회복지사 레포트로 모든 건 무너졌고 막강한 변호사 팀을 가진 상대방 원하는 대로 50:50 아이는 일주일씩 교환, 모든 건 반반, 홀리데이도 반반으로 결론 났습니다. 아직 파이낸스 해결을 못 봐 변호사끼리 조율 중이고요.
- 고생 많으셨습니다. 국제이혼을 할 때 가장 강렬하게 고통스러운 기간이 이 이혼소송 초반인데, 이 정도면 그 기간을 그래도 무사히 보내신 편이에요. 수고 많으셨어요.
- 국제이혼 채널 만드신다면 혹시 제가 도움 될듯한데요. 유책주의가 아닌 파탄주의 (no fault divorce)로 바뀐 많은 유럽 (프랑스 독일 영국.. 등등)으로 여자, 엄마로서, 이방인으로서 어떤 단점이 있는지, 국제 결혼하기 전이라면, 애가 있기 전이라면, 혹시나 애가 있더라도 어떤 맘으로 이혼을 임해야 하는지 조금의 지식은 생긴듯해요.
여기 런던 인종차별도 무시 못하고요 그간 일 년간 아이 어린이집, 사회복지사, 경찰, 변호사 모두 어느 정도 인종차별 했다고 확신하거든요. 아마 말을 안 해서지 저처럼 이혼하고 애 양육권도 반 갈라지고, 성인 될 때까지 한국 돌아가지도 못하는 분 많을 거예요. 그들은 숨어있거나 커뮤니티고 맘카페고 잘 활동 안 하지 않을까요.
참, 유럽 계시는 분 아이 양육으로 소송하신다면 웬만하면 공동양육이니 빨리 타협하고 돈 쓰지 말라 하고 싶어요. 제가 현재까지 20000 Pound 이상을 썼습니다. 모두 변호사가 챙긴 금액이지요.
- 2만 파운드면 현재 환율로 3,500만 원 조금 못 되는 돈이네요. 그래도 우리 뿌독자 님께서는 어느 정도 경제력도 있고, 영어도 상당히 잘하시기 때문에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고, 그래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으신 걸로 보입니다.
3,500만 원은 이혼소송으로 날리기에 매우 큰돈이지만, 보통은 이 돈도 마련하지 못해 권리를 못 찾고 쫓겨나듯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 국제결혼생활 하시는 분들, 본인 명의 계좌에 당장 융통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만 보셔도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는 사실이죠.
외국인 배우자를 따라 해외에서 결혼생활을 하다가 이혼하시는 많은 경우에 한국인 배우자 쪽이 약자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데, 한국인 배우자가 출산과 양육 또는 이민과 교육과정 등의 사유로 현지에서 자리를 잡기 전에 이혼을 요구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돈도 없고, 현지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에서 이혼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아예 소송을 포기하고 다 뺏기는 경우도 많고요. 그나마 권리를 찾으시려는 분들은 현지 한인 변호사를 찾으시는데 이 분들, 부르는 게 값이라 보통 사람들은 감히 엄두도 못 냅니다.
차선으로 통역사를 찾기도 하는데 이것도 실제로 해보시면 현실성 없어요. 그래서 다들 현지 변호사를, 그것도 국선으로 쓸 수밖에 없는데 지금 사연에서 보시는 것처럼 인종차별을 비롯해 불리한 점 투성이입니다. 이 부분은 제 원 채널의 멤버십 영상에서 자세히 설명했으니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해외에서 국제이혼을 하면, 법이 공평하게 적용되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말씀하신 부분은 우리 뿌독자 님뿐만 아니라 단독 양육권을 갖고자 싸워보신 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에요.
하지만, 당사자 입장이 되면 그게 말처럼 쉽지도 않을뿐더러 지금 그 정도 돈을 쓰고 1년 간 싸우셨기 때문에 그나마 5대 5로 판결이 난 거지, 돈 아까우니 변호사 없이 우리끼리 합의하자는 남편 말대로 믿고 따르다가 1원도 못 받고 양육권까지 빼앗긴 케이스도 봤습니다.
변호사 비용으로 몇 년에 걸쳐에 억에 가까운 돈을 쓰신 분들도 계세요. 그런데 이게 처음부터 억을 써야지 하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부부 양측이 다 마이너스인 줄 알면서도 서로 신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끝까지 가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는 거예요.
소송으로 이혼하면 정말 변호사 좋은 일을 시키는 셈이지만, 그렇다고 안 하면 정말 최악의 상황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위는 제가 드릴 수 있는 정보이고, 아래는 저도 막막한 점이에요. 두 집을 가진 어린아이가 문제없이 성장할 수 있을지, 저도 경험하지 못한 거라 한없이 미안할 따름이에요. 타 유튜버는 전남편 하고 잘 지내니 아이가 문제없이 큰다 확신하겠지만 저와 엑스 관계는 최악이고 소통 없습니다. 소통 있다면 싸움이지요. 저도 50:50 시작한 지 3주밖에 안 돼서 어떤 일 펼쳐질지 두렵습니다. 과연 전남편과 잘 지내는 집이 얼마나 될까요? 혼혈이고 엄마아빠 관계는 진흙탕, 서로 다른 문화가 팽팽히 경쟁하는 두 집 왔다갔다 하는 아이 정서적으로 문제없을까요?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요?
- 일단 부부가 같이 살아도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는 아이가 타격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건 비단 이혼가정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미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 아빠인 전남편과의 관계가 안 좋은 건 분명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겠죠. 어머니로서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먼저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미리 겁먹지 않으시기를 바라요. 지금은 서로 감정이 격해져 있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클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세 사람 모두 이런 상황에 대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갈 겁니다.
악화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건 실제로 벌어졌을 때 고민해도 늦지 않아요. 이미 스트레스도 많은 상황에서 일어나지 않은 상황까지 걱정하기 시작하면 이 불안에 짓눌려서 사람이 제대로 살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하루하루 닥친 상황에 대해서만 수습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할 일을 하고 계신 거예요. 그러니까 마음을 좀 가볍게 가지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전남편과의 관계는 뿌독자 님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와 뿌독자 님의 관계는 그게 가능합니다. 그래서 전남편이 무엇을 하건, 뿌독자 님께서 중심을 잘 잡고 아이와 뿌독자 님 이 둘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보고 집중하시는 게 중요해요.
지금 뿌독자 님께서는 전남편과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타 유튜버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서 그 집 아이는 정서적으로 문제가 없을 거라 확신한다고 하셨지만, 세상에 완벽한 관계는 없습니다.
현지인 아빠와 긍정적인 교류를 하는 집은 또 나름의 불안이 있어요. 그 사회의 주류인 남편에게 아이를 정서적으로 뺏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대표적인 예예요.
그런데 어떤 상황이든 동전의 양면처럼 보기 나름이거든요. 아빠와 교류가 없는 집보다는 있는 집이 나은 거고, 엄마 아빠 둘 다 맡지 않겠다고 서로 미루는 집보다는 서로 데려가겠다고 경쟁하는 집이 어쨌거나 아이에게는 더 낫죠. 그렇기 때문에 뿌독자 님께서 가지신 것의 좋은 면을 보려고 하셔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반대잖아요. 이혼과 동시에 아이아빠가 아이에 대한 양육권도 포기하고, 아이도 보지 않은 채로 10년 가까이 흘렀으니까. 저도 처음에는 이게 너무 비극처럼 느껴져서 막 피눈물이 나는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자녀가 있는 국제이혼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런 상황은 사실 드물게 축복인 케이스입니다.
세상사 정말 보기 나름이에요. 그러니까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받아들이시고, 그것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찾고 누리시기 바랍니다.